서로 다른 - 신윤철

똑같은 벽돌들 사이에 모두 다른 미소가 있네
바닷가에 자갈들 위에 서로 다른 아픔이 있네
많은 곳은 모두 다르지만 지금 같은 곳에서 만나네
입고 있는 옷은 똑같지만 서로 다른 곳으로 고개를 숙이네
입고 있는 똑같은 옷자락 위에 서로 다른 먼지들이 날아와 쌓이네 쌓이네 서로 다른

똑같은 기찻길위에 서로 다른 기차가 가네
산위에 나무들 위에 모두 다른 얼굴이 있네
맡은 역은 모두 다르지만 우린 무대위의 주인공들
입고 있는 옷은 똑같지만 서로 다른 곳으로 고개를 숙이네
입고 있는 똑같은 옷자락 위에 서로 다른 먼지들이 날아와 쌓이네 쌓이네 서로 다른

똑같은 벽돌들 위에 서로 다른 아픔이 있네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서울전자음악단이 출연한 모습입니다
마지막에 신윤철의 솔로앨범 3집 <명태>에 수록되어있는 명곡 !!!!!!!
"서로 다른"을 연주하는데 신대철(기타, 시나위의 리더), 신윤철 (기타, 서울전자음악단의 리더),
신석철 (서울 전자음악단 드럼) 3형제가 함께 무대에 섰습니다.
대철, 윤철 형제 역시 아버지처럼 팬더 기타와 마샬 앰프를 애용하죠.
오래 사용해서 자연스럽게 레릭 모델이 되어버린듯.
개인적으로는 깁슨의 묵직함을 좋아하는데
블루스 같은 음악을 들을 때는 펜더가 갖고 싶기도 합니다 ㅋ
한국 음악사에 그야말로 한 획을 그은 신중현 옹의 자제로 태어나
어렸을적부터 음악으로 길들여져 왔을 세 형제가 펼쳐내는 무대가 정말 감동입니다 ㅠㅠ
전반부의 담백한 보컬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있는 가사가 어우러지는 잔잔한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열정적으로 감정을 표현해내는 후반부의 기타솔로를 듣고 있노라면 정말 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길다고 중간에 끊지 마시고 꼭!!! 끝까지 들으셔요~ 안그럼 후회합니다 ㅠㅠ
10분이나 되는 길이에도 불구하고 듣는내내 지루함없이 몰입하게 만드는 곡으로 
개인적으로 한국 록음악 명반을 꼽으라면 10위안에 꼭 들어갈 곡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버지인 신중현 씨는 말할 것도 없고 세 형제 모두 고집이 세기로 유명합니다.
첫째 신대철 씨는 임재범, 김민기, 김종서, 서태지 등을 배출
한국 메탈계는 물론 음악계에 한획을 그은 시나위의 리더로서 그 능력을 인정받았고
막내 신석철 씨는 윤도현의 러브레터의 세션 밴드에서 드럼을 맡고 있기도 한데요.
저번에 신중현 씨 특집 때는 두 부자가 함께 멋진 무대를 보이기도 했죠. 
신중현 씨가.. 빼어난 실력을 가진 그의 세 아들들 가운데서도
둘째인 신윤철을 일러 천재라고 말했다고 하죠. (아마 대철 석철 형제가 슬퍼했을 듯 ㅎㅎ)
이 곡을 들을때면 진짜 천재가 맞는 것 같습니다. ^^;
'평양전자음악단'을 보고 지었다는 '서울전자음악단'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좀 웃기지만 ㅋ
신대철 씨는 나이가 들수록 모습이 점점 아버지를 닮아가는 듯. ㅎㅎ 

신윤철씨의 앨범을 구하기 위해 조금 알아보았는데,(물론 옛 솔로앨범) 모두 절판된 모양이었습니다.
오래된 탓도 있겠지만 하기야 이런 앨범이 우리나라에서 팔릴 리가 있나 ;;
좋은 음악을 알았음에도 구할 수도 없고 마음대로 들을 수도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가 기어코 우리나라의 사정에 화가 나고 맙니다.
전부터 하던 생각이지만 음악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질이 낮다고 험담할 것이 아닙니다.
제 생각에는 지금 우리나라 음악 소비자의 질은 더 낮은 듯 합니다.
아니 음악뿐만 아니라 문학도 그렇죠.
 
쓰레기 같은 작품 일색이라고 투덜대지만, (개인적으로 쓰레기의 존재는 부정할 수 없지만..... ;;)
실제 판매장에서 소위 쓰레기는 잘 팔리는 반면, 소위 예술적인 작품들은 안 팔리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물론 저 역시 편협한 우리나라의 시장에서 구미에 맞는 작품을 찾아 구입하기가
여간 여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익히 겪어 알고 있지만,
그런 상황을 만들어 낸 것에는 소비자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엉터리 음악, 저급한 소설이라 욕하면서 정작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은 평생 읽어보지도
않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가끔은 그런 비난들이 자신이 음악이나, 문학에 별 관심없는 것을
숨기려는 핑계가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다른 작품을 비난할 시간에 숨어 있는 좋은 작품을 찾아 살려 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물론 쏟아져 나오는 붕어들이나 이걸 책이라고 불러야할지 휴지조각이라고 불러야할지 애매한 책들을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 ㅠㅠ)
지금도 어려운 여건 아래서 간신히 태어난 좋은 작품들이
구석진 곳 한 구석에서 존재조차 잊혀져가고 있을 텐데...
그들을 찾아 사주고 들어주고 읽어주는 것이 다양한 작품들이 존재할 수 있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같은 짜증나는 세상에서 그런 숨은 보석이 어딨냐고 할 지 몰라도 정말 너무 많습니다.
인간의 역사동안 쌓이고 쌓인 작품들이 도대체 얼마인데...
좋은 작품을 찾으려는 노력만이 예술시장이 상업화, 획일화 되는 것을 막아낼 수 있는 가장 현실성있는 방법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