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꽃들에게만 있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 세번은 족히 끓여 재활용했음직한 슬픈 두부와 고개 숙인 파에 울적해 진 적이 있는
분들을 위해, 이번에는 조금 먼 곳을 추천해 봅니다 ㅎㅎ 오랜만에 왔는데 좀 봐줘유.
이 글의 부제목은 "된장국에 희망을"

이 김에 맛집을 추천하는 몇 가지 기준들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합니다.

1. 가격은 8000원을 넘지 않도록 한다. 맛집이 서말이면 뭐합니까. 먹을 수 있지만 먹고 나서
찜찜하고, "아 이 돈이면...ㅠㅜ"하다보면 괜시리 자기 자신이 치졸해 보여서 먹는 자기 밉고
대접해 준 사람 혹여 내 마음이도 몰라주며 '그저 그렇네' 표정 지으면 상처받습니다.
솔직히,
8000원 넘어서도 맛 없으면, 그건 뻔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요. 이런 의미에서 상대적으로 가게
임대료가 쌀 것으로 예상되는 제기동 쪽 음식점들을 지난 맛집으로 추천한 것도 쉽게 간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음;;;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대략 음식 가격에는 임대료를 고려한 가격이 30~40%
정도 책정이 되다고 하네요. 큰 거리 나갈수록 실망하는 일 많고, 체인점을 찾게 되는 한 이유가 아닐까요.
2000원은 먼 곳을 가기 위한 차비, 혹은 소소하게 이야기 나눌 때를 대비한 음료값으로 남겨두도록
해요. 안그러면 정 없잖아요. 아무튼, 제가 돈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겠지요.

2. 되도록 한식을 추천한다. 자기가 잘 알지도 못하면 뭘 추천하겠습니까ㅋ 그래도 살면서 젤 많이
먹은 음식이니까, 나름의 기준이 있을 것이고 다른 나라 음식이나 퓨전 음식보다 더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겠지요ㅋ

3. 배아프지 않은 음식을 추천한다. 네, 항상 함께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배가 자주 아프고 소화를
잘 못시킵니다. 못먹는 거 없으면서 잘 먹고나서 '읔;;; 거기 조미료 좀 많이 넣었나봐'라며 화장실
달려가면 찢어지는 이 마음 ㅠㅜ 아픕니다. 잘 먹고나서 체하지 마세요.

4. 쉽게 갈 수 있는 음식점을 추천한다. 고대 주변이나, 적어도 버스 한번에 20분 이상 안걸리고 갈 수
있는 곳으로만!

자, 위에서 말했듯이 이번 맛집은 "된장"집입니다. 된장음식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미 익히 들어
알고 계실텐데요, 종로 "칠갑산"입니다. 종로1가나 종각역에서 내려서 큰 도로에서 밀레니엄타워를
끼고 작은 도로로 들어갑니다. 사람들에게 "두산 위브 파빌리온"어디냐고 물어서, 파빌리온이
오른편에 오게 하고 골목으로 좀 걸어들어가면 담쟁이 덩쿨로 덮인 집이 보입니다.

이 집에서 가장 기본되는 메뉴는 역시 '된장비빔밥'인데요, 고화질의 비쥬얼로 생생함을 자랑하는
새싹들과 채소가 보리밥에 얹혀 나오고, 두부를 으깬 된장국은 따로 나와서 취향대로 덜어서 비벼
먹을 수 있어요. 반찬은 소란스럽지 않고 딱 정갈하게 나옵니다. 모든 것을 다 전통대로 갖추지도
않고, 가게는 코스로 갖춰 먹는 한정식집처럼 조용하지도 않은 이 집을 추천하는 이유는, 이 된장국이
정말 담백하고 고소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격은 5000원. 너덧 명이 가면 너비아니 한접 시켜서
드셔도 위에 말한 기준가격을 넘지 않아요.

그러니까 제 말은 요컨대, 종로 가면 종로2가부터 종각까지 이리저리 '어디 들어갈까?' 헤매다가
결국에 KFC같은데 들어가서 "역시 김떡순을 먹기엔 겨울은 춥잖아? ^^"라면서 뿌듯해 하지 말고
조금 더 걸어서 맛 챙기고 건강도 챙기고 패스트푸드 셋트메뉴보다 싸게 드시라 이 말이지요ㅋㅋ 
참고로 이쪽 동네는 인사동 골목길 사이사이와 수세미섬유마냥 이어져 있는 한 축이기 때문에
무료 전시회도 있고 재밌는 볼거리, 후식거리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답니다.

오늘은 몹시 졸리기 때문에 ㅠㅜ 대충 여기저기 찾아본 블로그 주소로 묘사를 대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분들이 친절하게도 가게 전화번호와 메뉴판까지 올려 주셨네요. 그러나 블로그엔 없는 팁 하나,
가게 닫는 시간은 9시인데요, 8시 20분 정도까지 가지 않으면 아주머니까 쫓아내십니다. 짤없어요.
여기 칼퇴근이에요ㅋ

http://blog.naver.com/changtb?Redirect=Log&logNo=20048190832

ps. 헤헤~ 반응 괜찮으면 종로 후식집도 올려야징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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