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내야 하는 레포트가 두개인데... 영 손이 안풀려서ㅋㅋ
워밍업 겸 <필동면옥> 추천글 및 냉면 이야기를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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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충무로역에서 약속이 있는데 30분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충동적으로 근처에 있는 <필동면옥>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충무로역에서 나와 걸어서 3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요. 자세한 지도는 검색해보시길~)
오후 3시였기에 한산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웬걸 인산인해를 이루는 가게는 과연 전국구 맛집의 위엄을 보여주더군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볕잘드는 4인용 테이블에 혼자 앉아-ㅅ- 물냉면 하나를 시켰습니다.

냉면이 나오기 전에는 물잔에 면수(면을 삶은 물)가 담겨 나옵니다.
엄청 가벼운 느낌의 면수(그리고 추측해보건데 약간의 육수 첨가 확실하진 않아요)가 나오더군요.
기본반찬으로는 무초절임이 나오구요.

조금 기다리니 바로 물냉면이 나옵니다.
사실 처음에는 낯선 비주얼에 당황했습니다. 아니 평양냉면에 고춧가루라니?! 저 엉성하게 얹혀 있는 파는 뭐지?!
살짝 걱정이 들었지만, 일단 그릇을 들어 육수를 꿀꺽 해봅니다.
그맛은...흐앙!
완전 맛있는 고기육수맛!
푹 끓인 곰탕에서나 느낄 수 있는 감칠맛나는 고기맛!
평래옥 물냉의 맛(여긴 동치미 육수땜에 상쾌한 맛이 강해요)에 익숙해져 있는 터라 엄청 감동하면서 냉면을 처묵처묵하기 시작했습니다.
면은 뭐 메밀향이 난다거나 그렇진 않더라구요. 걍 무난...유명 블로거들 글 검색해보니 원래 메밀함량이 높은 집은 아니라고 하네요.
온도는 적당히 차갑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살얼음 뜬 음식을 안좋아해서리(너무 차가워서 맛을 못느끼겠어요) 마음에 들었어요.
꾸미도 소고기 편육, 돼지고기 편육 섞어서 4장 얹어주니 되게 넉넉했구요.
저보다 먼저 온 2~4인 일행들이 다 먹고 나간 후에도 혼자서 냠냠쩝쩝했습니다(-_-)

근데 그렇게 후룩후룩 먹다보니 그제서야 왜 고춧가루랑 파가 뿌려져 있는지 알겠더라구요.
육수의 감칠맛이 강하다보니 막판에 가서는 좀 느끼한 맛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보니 이집의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가 요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옹호하는 이들은 이 감칠맛이 매력이라고 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과도한 화학조미료 설을 제기하더라구요.
음 전... 맛있기만 하다면 조미료 그까이꺼 넘어가줄 수 있어서요. 조미료를 잘 다루는 것도 요리능력이니까요.
그리고 솔직히 조미료만으로 낼 수 있는 감칠맛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맛있게 잘 먹고, 9000원을 내고 가게를 나섰습니다.
물냉, 비냉, 만두, 제육(국내 최강이라고 하더라구요) 요렇게 간소한 메뉴로 운영하는 집입니다.
근처에 볼일있으신 분들은 한번 들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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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도 아는 건 없지만 냉면이야기 살짝 해볼까해요.
사실 전 학교 주변에서 먹어본 냉면은 옛 혜성분식 냉면이랑 에이플러스 냉면이 다인데,
둘다 무더위에 지쳐 시원한 음식을 찾아 먹은 것이기에 딱히 냉면이 맛있다라고 생각해보지는 않았어요.
사실 서울와서 평양냉면을 먹고 나니 매운 양념맛, 시원한 맛으로 먹는 냉면은 더이상 당기지가 않더라구요.
(같은 이유에서 예전엔 그렇게나 사랑했던 부산의 밀면도 단순히 향수를 자극하는 음식으로만 남게 되었네요...)

그런 이유에서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하지만 파스타를 생각해보세요!) 여러분들께 평양냉면을 소개해보고 싶어요.
저도 여러군데 먹어본 건 아니라, 관련 블로그들을 소개해드릴게요.

http://kr.blog.yahoo.com/igundown/MYBLOG/yblog.html?fid=0&m=l&sk=0&sv=%EB%83%89%EB%A9%B4
한국의 미슐랭 가이드라 불리는ㅋ 건다운의 블로그입니다.
엄청 자세하면서도 날카로운 평가를 하는 블로그입니다. (맛없고 더러운 집은 가차없이 싸이코패스 취급을 한다지요-.-)
링크는 '냉면' 키워드를 가진 글을 정렬해놓은 거에요.
요길 들어가보시면 냉면을 보는 안목이 상당히 높아지시리라 장담합니다.

http://ketel.egloos.com/2902560
여기는 냉면들의 비주얼을 모아놓은 곳입니다.

http://databackup.egloos.com/category/%EB%83%89%EB%A9%B4%EC%82%AC%EC%A0%84
여기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ㅋㅋ 카테고리에 아예 '냉면사전'이 있는게 귀여워서 링크해봅니다.
글고 첫번째로 링크한 건다운의 블로그가 싸구려 입맛에 가차없는 반면
이 블로그는 가끔 땡기는 그런 맛도 감싸주는 듯해 참고할만 합니다.


글고 다 보기 귀찮으신 분들을 위한 간단팁
1. 평양냉면은 시중의 4~5000원의 새콤달콤한 냉면과 맛이 아예 다릅니다. 닝닝하달까?
그래서 가끔 평양냉면집에서 '이딴 냉면을 팔다니 양심이 있는거냐'는 식의 실갱이가 벌어지기도 한답니다 ㅋㅋ
하지만 한번 맛에 중독되면 벗어날 수 없는 게 또 평양냉면이에요.

2. 평양냉면의 수준을 결정하는 건 면의 메밀함량이라고 합니다.
메밀이 많을수록 뚝뚝 잘 끊기고, 전분함량이 많을수록 쫄깃해지구요. (그래서 싸구려 냉면은 이빨로 잘리지가 않는다는 ㅠ)
미식가들은 육수보다는 면수 및 면에서 풍기는 메밀향을 음미하는 듯합니다.

3. 면의 색깔은 메밀함량과는 전혀관계가 없습니다. (가공과정의 차이일 뿐)
요건 소바 드실 때도 참고하시면 좋을 듯...

4. 으아 그냥 블로그 한번 들어가보세요 재밌는 얘기들 엄청엄청 많습니다. 아는 것이 힘!



암튼 맛난 냉면 드시고 다가올 무더위 잘 나시길 바랄게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1 22:3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