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자 : 김원(법과대학 학생회장)

제안이유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은 총학생회 선거 시 중앙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온라인 투표’의 방식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온라인 투표’의 방식은 본래의 투표 방식과 비교해 문제를 야기할 위험이 있다.

가장 크게는 선거의 4대 원칙 중 ‘비밀선거’의 원칙을 해할 위험을 내포한다.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의 경우에는 정책투표의 경우보다도 더 강력하게 ‘비밀선거’의 원칙이 준수되어야 함을 요구한다. ‘비밀선거’의 원칙으로부터 도출할 수 있는 ‘자유선거’의 원칙은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하였는가 등의 투표사실에 대한 비밀보장이 이루어져야 지켜질 수 있다. 선거인이 각종 협박이나 매수 등 부정행위로부터 보호될 수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투표소가 아닌 장소에서의 투표의 경우에는 협박, 매수 등 이러한 부정의 가능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비밀선거’의 원칙은 투표장면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거나, 타인에게 보여주는 행위를 하면 투표 행위를 무효화하는 등의 강행규정을 통해 보장된다. 그러나 휴대폰을 이용한 투표의 경우에는 그러한 처벌 규정이 없는 것과 함께 설령 만든다 해도 그것을 감독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직접선거’의 원칙 또한 해할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휴대폰에서 투표를 할 수 있게 하는 것까지는 ‘직접선거’의 원칙을 담보할 수 있으나, 그 후 그 휴대폰으로 하는 투표행위에 관하여서는 자신이 직접 투표하는지를 감독할 방법이 없으니 그 원칙이 무너질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게다가 학생회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현재의 추세에서 투표소에 방문하지 않고 투표행위을 할 수 있도록 함은 선거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제기된다. 지지 의사는 그 의사가 외부로 강력하게 표출된 경우에만 정치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대통령 선거 때 집에서 전화 여론조사로 자신의 정치적 선호를 밝힌 것과, 투표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선호를 밝힌 것은 그 ‘정치적 중량감’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런 차이는 결국 직접 투표소를 가서 자신의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단순히 ‘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음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투표소를 통해서만 투표 행위라는 고차원적인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것만이 선거의 고유의 의미를 보장하는 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총학생회 선거의 온라인 투표 규정은 삭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주요내용

① 제40조의 단서조항을 삭제한다.

② 제41조 3항, 제42조 4항, 5항, 제44조 2항, 제45조 3항, 제48조 3항을 삭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