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공군본부는 故 김지훈 일병 사건에 대한 재수사 결과를 유가족에게 통지했다. 재수사 결과, 공군본부는 H중위에게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위력행사 가혹행위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직무유기와 모욕죄에 대해서는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지난 8월 29일, 故 김지훈 일병은 현충원으로 안치됐다. 공군본부가 공개한 순직심의 결과에 의하면 순직처리의 근거가 된 법 2-14-3조는 ‘직무수행 혹은 교육훈련과 관련한 구타·폭언 및 가혹행위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상당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해행위로 인해 사망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된 경우’를 의미한다. 하지만 결국, 공군본부의 재수사결과에 따르면 피해자인 김 일병은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

  유가족은 공군의 재수사 결과에 대한 이유서를 요구했다. 이에 5일, 공군본부는 유가족에게 H중위 불기소처분 이유서를 전달했다. 검찰관은 H중위가 초병인 점, 피의자가 처음부터 아무 이유 없이 악의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주려는 목적으로 질책과 얼차려를 실시한 것은 아닌 점 등이 동기에 참작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피해자의 상태가 전입당시보다 특별히 악화돼보이지는 않아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기 어려웠고 기존의 가혹행위 사례들과 위 군장구보 사실을 비교해볼 때 정신적 스트레스 외에 육체적 부분에 있어 가혹행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는 다소 어렵다’며 ‘기소를 유예한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제 15비행단장에 대한 직무유기 처벌과 관련해서도 공군본부는 ‘단장으로서 최종적인 지휘, 감독에 만전을 기하지 못하였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달리 피진정인(단장)이 고의로 단장으로서의 업무를 포기, 이탈한 사실 및 이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없음’이라며 ‘혐의 없음’ 판결을 내렸다. 이에 유가족은 “단장의 최종적인 지휘, 감독에 대한 직무유기로 고소를 했는데 검찰은 그 핵심을 별론으로 해버렸다”며 “이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가족은 이번 재수사결과에 불복하고 고등군사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예정이다. 재정신청이란 검찰관으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은 고소·고발인이 그 검찰관이 소속된 부대의 장을 거쳐 고등군사법원에 그 당부(當否)에 관한 재정을 신청하는 불복 절차를 말한다. 이번에 유가족이 신청하는 재정신청이 거절된다면 故 김 일병 사건은 가해자 없는 가혹행위 사건으로 남게 된다.

  현재 유가족은 부관 H중위와 단장의 처벌 및 기타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H중위에 대해서는 ‘현역복무 부적합 전역처리’를, 단장에 대해서는 직무유기죄에 대한 형사처벌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ㅣ minimin@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2 08:3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