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는 참 화면 때깔이 좋아 보는 맛이 왕왕있다.
멋지고 예쁜 배우들이 화면 가득나와서 프레임을 죄다 가리는 건 보고 싶지 않다.
여백이 보고싶다. 배우들의 숨결이 보고 싶다. 풍광이 보고 싶다.그래서 호흡이 긴 영화를 좋아한다.

드라마 '답지않게' 추노의 배우들은 주,조연 누구하나 빠지지 않고 참 열심히 한다.
한년빼고

껄렁한 대길이도 좋고, 존재만으로 그림이 되는 송태하도 좋다.(제발연기를해라)이 두 주인공의 투샷은 정말 멋있다.

그건 그렇고.

극을 이끌어가는 모든 인물들은 하나같이 자기 나름의 어떤 세상을 꿈꾸고
미래의 모습을 생각하지만그것은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닮아있으면서도 맞물리지 않는다.
제각기 세상을 꿈꾸지만 공형진이 연기하는 업복이의 세상은 다른인물의 세상과는 또 차별되는 확연한 틈이 있다.

이것을 공형진은 참 영리하게도 업복이로 분하며 튀지않고 은근하게 표현을 참 잘 한다.
그가 프레임에 들어오는 순간 화면에 은은한 여운이 퍼지고 분위기는 한결 누그러지고 멋이 난다.
대가빠리에 총알구멍을 내려다가도 조용히 총알구멍 낼 자리를 보듬어 보는 것처럼 마치 옷을 벗기는 태양과 같은 기운을 뿜어낸다.
눈에 힘을 주지 않아도 빛이 난다.

공스나가 생각하는 세상은 훨씬 여유가 있고, 다른 인물의 세상과는 달리 끊임없는 불안이 있다.
또 번뜩이는 눈빛이나 맹신적이고 맹목적인 믿음이 없다.
끊임없는 불안과 의심 속에 평온한 마음이 있고 미래의 그림이 있다.
세상을 보는 눈빛은 흔들리지만 자신을 돌아 보는 눈은 흔들리지 않는다.
연기라지만 극중의 업복이의 눈빛은 정말 닮고 싶은 눈빛이다.


P.S. : 데니안 죽은 뒤로 이제 집나간 마누라 안찾나봐요;



추노 최고의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16 18:3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