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
[2021.10.5.]
“이제 곧 결혼이야, 아빠.”
[이럴 때면 직접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구나.]
“응…….”
[아빠가 함께 입장도 해야 하는데.]
“아니야 괜찮아. 이렇게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뻐.”
[고마워 우리 딸. 사랑해.]
“나도 고마워.”
[2021.10.9.]
[결혼식 준비는 잘 되어 가니?]
“응. 생각보다 신경 쓸 일이 많네.”
[엄마는 아빠한테 연락이 없네.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니?]
“아……. 아냐. 요새는 많이 웃으셔.”
[그렇구나…….]
“아빠, 빨리 일어나. 예전처럼 같이 영화도 보러 가고, 그러자.”
[어서 건강해질게.]
“응. 힘내 아빠. 아빠는 할 수 있어.”
[2021.11.13.]
“내일이면 결혼식이야.”
[정말 기쁘다.]
“…….”
[우리 딸이 얼마나 많이 예뻐졌는지,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었어.]
“…….”
[목소리도 듣고 싶구. 사위 될 사람도 너무너무 궁금해.]
“…….”
[미안해. 아빠가 정말 좋은 날인데, 투정만 부렸네.]
“아냐. 나 이만 가볼게.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해.”
[그래. 사랑해 우리 딸.]
“잘 자, 아빠.”
[2021.12.15.]
“오랜만이야 아빠.”
[안녕 우리 딸. 와줘서 고마워.]
“미안해. 바빴어.”
[그래, 괜찮아. 결혼식은 어땠니?]
“좋았어. 부산도 생각보다 좋았어. 겨울 바다 좋더라.”
[다행이구나. 아빠도 엄마랑 함께 겨울 바다에 일출 보러 종종 가곤 했었어.]
“응…….”
[네 엄마가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어려워해서 참 곤란했지.]
“응. 엄마가 자주 말해줬었어…….”
[그래.]
“저 있잖아 아빠.”
[응?]
“나 다음에 또 올게.”
[그래. 사랑해 우리 딸.]
“………….”
[2022.2.7.]
“아빠. 엄마가 요새 많이 힘들어 해.”
[무슨 일 있니?]
“엄마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셔서.”
[그렇구나. 미안하다.]
“아니야……. 아빠, 엄마 이제 우리가 모시고 살게.”
[그래. 고맙다. 예전 집은 정리…… 해야겠지?]
“응. 뭐 남겨두고 싶은거 있어?”
[아냐. 아빠는 네 엄마와 우리 딸만 있으면 돼.]
“고마워. 나 이제 가볼게.”
[그래. 사랑해 우리 딸.]
[2022.7.5.]
“생일 축하해요 아빠.”
[고맙다. 우리 딸.]
“…….”
[…… 딸?]
“…….”
[다음에 또 보자. 사랑해 우리 딸.]
[2022.11.14.]
“엄마랑 싸웠어. 엄마도 힘들다구. 나도 힘들어. 서로 희망을 버리지 못 하고 매달리는건 똑같잖아. 방법이 다를 뿐이지. 그런데 엄마는 나만 이상한 사람 취급해. 그게 너무 속상해.난 아빠가 정상적으로 생활이 가능해지면, 추억을 함께 공유하길 바라는 것뿐인데. 엄마는 다 소용 없는 짓이래. 아빠도 그렇게 생각해?”
[무슨 말이니?]
“그리고 아빠도 원망해. 우리만 남겨두고 그렇게 누워만 있지 말고 어서 일어나. 나 아이도 가질 거야. 그러니까 어서 일어나. 예전에 아빠가 그랬잖아. 손자손녀 생기면 같이 공원도 가준다고. 그러니까 어서 일어나라구.”
[딸, 아빠가 이해하기 힘들구나.]
“…….”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니?]
“아니에요. 아빠 미안해요.”
[아빠한테는 미안할 일이 없단다. 넌 언제나 사랑스럽고 고마운 딸이야.]
“한동안 못 올 것 같아요. 갈게요.”
[그래. 사랑해 우리 딸.]
[2023.3.10.]
“기적이야.”
[무슨 일이니?]
“오늘 아빠가 손가락을 움직였어.”
[정말?]
“엄마가 이름을 불렀더니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대답했어.”
[놀랍구나.]
“고마워 아빠. 조금만 더 힘내.”
[응. 힘낼게.]
“손자손녀 이름은 할아버지가 지어줘야 해요.”
[당연하지.]
“또 올게요.”
[그래. 사랑해 우리 딸.]
[2023.7.30.]
“아빠도 아빠지?”
[그럼 난 언제나 네 아빠야. 무슨 일이니 우리 딸?]
“…….”
[…… 딸?]
“고마워요.”
[나도 항상 고마워.]
“…….”
[다음에 또 보자. 사랑해 우리 딸.]
[2024.1.15.]
“아빠.”
[응. 우리 딸.]
“많이 바빴어요.”
[무슨 일이니?]
“간절한 소원이 이뤄졌어요. 모두 기뻐했어요.]
[그래? 아빠도 기쁘구나!]
“응. 고마워요.”
[네가 행복하길 언제나 바란단다.]
“그래서 망설여졌어요. 혼란스럽고.”
[무슨 일이니?]
“그런데 결정을 내렸어요.”
[네 결정을 아빠는 언제나 존중한단다.]
“고마워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니 겁나네요.”
[겁내지 마렴. 아빠가 함께 해줄게.]
“…….”
[아빠는 언제나 함께란다.]
“…… 고마워요.”
[나도 고맙다. 우리 딸.]
“그리고 항상 머뭇거렸는데, 이제 말할 수 있어요.”
[말해보렴.]
“아빠도 아빠예요.”
[그럼 난 언제나 네 아빠란다.]
“…… 그런데, 난 아빠를 잊어야 원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결심을 굳혔니?]
“네. 한참 걸렸네요. 그리고 이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을 말이니?]
“사랑해요.”
[고맙다.]
“…….”
[겁내지 마렴.]
“고마워요 아빠.”
[사랑한다 우리 딸.]
[2024.1.15.]
“//DELETE”
[지금까지 대화기록이 모두 삭제됩니다. 백업하시겠습니까? Y/N]
“//N”
[모든 대화기록이 삭제되었습니다.]
[등록된 인격은 유지할까요? Y/N]
“//N”
[삭제된 인격은 다시 불러올 수 없습니다.]
[등록된 인격을 삭제하는데 동의하십니까? Y/N]
“고마웠어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7 19:4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