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알기로는 영광의 문화게시판 첫 여행 카테고리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비록 많은 다른 학우분들 및 이 시대의 건강한 젊은이들이 다녀와서 작성하는, 여행 준비에 큰 도움이 되고 귀중한 사진들이 넘쳐나고 무언가 젊을 때 느낄 수 있는 벅찬 감동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고 여행 중 작성한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일기를 기반으로 작성해 별로 유익하지 못한 여행기가 될 듯 하지만 그래도 이걸 읽고 뭐 최소한 타산지석이라도 느껴보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여행기를 쓰게 되었네요 (갑자기 자괴감 몰려옴). 이 여행기는 8월 8일부터 8월 18일까지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중심으로 겪었던 저의 이야기입니다.

혹시나 해서 몇가지 사항을 미리 적어 둘께요

** 일기 옮겨적기에다 블로그에도 올릴거 같아서 편의상 반말로 작성하겠습니다.
** 저를 잘 아시는 분이라면 이해하시겠지만 혹시나 오해하실 수 있는 격한 농담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나 양해 부탁드립니다 (도저히 못 참겠다 싶으면 리플로 남겨주세요. 다음 편 부터 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제가 사진을 개떡같이 찍거나 중요한 상황에서 귀찮아서 사진을 안 찍은 경우가 있어 종종 허해질 수 있으니 이것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 제가 미리 섭외한 분들은 의리의 리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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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금요일

5월에 일본 여행에 이어 군입대 전에 드디어 미국에 가게 되었다. 워낙 급작스럽게 정한 여행이라 출국 거의 일주일 전에서야 비자가 나오고 비행기표는 출국 4일 전에 예매하는 여행 준비에 있어 로또와 같은 요행에 의지하는 미친짓을 일삼으며..어찌 저찌 떠나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Peter 형을 만나기 위해 가는 것이다. Peter는 교환학생도 아니고, 한인 유학생도 아니다. 그는 100% pure American 흑인 간지 형님..그와는 5월에 있었던 일본 여행에서 만난 사이이다. 잠시 설명을 붙이자면 당시 도쿄 오다이바에 가서 헤메다가 허한 공원에서 트렌치 코트(맞나?)를 입고 걸어가던 왠 흑인 형님을 보며 '아 역시 간지로운 인종..이 허한 공원이 순식간에 영화의 한 장면이 되다니..' 라는 생각을 하며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었고, 약 1분 후 그 흑인은 나에게 길을 물어보고..별로 할게 없던 나는 그가 찾던 장소까지 데려다 주고 데려다 준김에 같이 놀고..같이 논 김에 저녁도 같이 먹고..기왕 이렇게 된 김에 이메일 교환하고..이메일 교환하다 미국에 놀러 오래서 이렇게 놀러 가게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무슨 깡으로 떠났는지 신기하다.)

실로 간지로운 Peter 형님의 뒷모습. 앞에 운명의 건널목이 보인다.

뭐 어쨌든..비행기 출발 시각이 오전 9시 반에 집이 남양주라서 지옥같은 새벽 첫 차를 타고 인천 공항으로 향했다. 두큰두큰 설레임에 잠도 거의 못자고 비몽사몽간에..인천공항은 예전에 친구 유학 가는거 배웅하러 온 이후로 처음 와봤는네 아 진짜 개넓다. 지옥같이 헤멨다. 어찌저찌 탑승권을 받았는데 원래 비행기가 인천-타이페이-홍콩/갈아타고/-밴쿠버-뉴욕의 지옥같은 경유였는데 인천에서 홍콩 직항 편이 있다고 해서 옮겼다. 뭐 그래봐야 결국 미국 도착하는 시간은 똑같지만..이른 새벽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공항에는 사람이 무지하게 많았다. 온 주위에 외화를 유철하러 가는 이들이 눈에 띈다 (흥선 대원군 빙의). 아..졸라 안타깝다 (정신 나감). 그런데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때에는 밴쿠버 중간 경유라는데 항공사에서는 아니란다..뭐야..졸라 찜찜해..(결국은 밴쿠버 중간 경유 였음 이 사기꾼들)


너무 피곤해서 반 정신 나간 상태로 비행기를 타고 정신 차려 보니 어느새 홍콩 공항이다. 졸라 피곤 했지만 잠을 설쳐서 지옥의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 홍콩 공항은 인천 공항 싸대기 후릴 정도로 넓기도 하고 시설도 좋드라. 배도 좀 고프고 왠지 이런 식으로라도 홍콩 거쳐간 느낌 내고 싶어서 (그냥 병신) 왠지 홍콩 음식으로 보이는 음식을 사 먹었는데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실로 신비한 맛이었다 (맛있는게 아니라 신비로움(정보)). 홍콩 음식 맞는거 같다..


공항에서 대륙인들은 매우 티가 난다. 개판이다. 대륙의 기상...기.....기상.....베이징 2008.......아까 어떤 대륙인은 탑승 대기 하는 곳에서 옷을 훌러덩 훌러덩 갈아입더라. 아 이 미친 쏘울..이번엔 왠 여자애가 웃통 까고 싸우고 울고 불고..아 정신이 아득해진다..이 빌어먹을....(아메리칸 히스토리 X에 에드워드 노튼 빙의(a.k.a 병신))

홍콩 공항에서. 모니터 밑으로 지옥의 아이가 얼핏 보인다.

비행기를 타고 현재 이륙한지 3시간이 지났다. 초등학교 시절 잠든 사이에 기내식을 못 먹은 트라우마가 있어 피곤함을 이기고 기내식을 기어이 받아 먹고 지금까지 영화를 보았다. 아이언 맨을 보았는데 비록 쌩영어버전에 자막은 중국어라 뭔가 어학 공부하는 기분이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비행기를 진짜 오랜만에 타보았는데 아 시대가 바뀌니 기술도 좋아지고 비행기도 참 좋아졌더라. 온갖 영화에 게임에 음악에 드라마에..AC 전원도 있던데 아이팟이나 노트북에 영화나 잔뜩 집어 넣어 올 껄 하는 생각이 든다.

놀라운 현대 과학 기술의 발전

꼐..꼐임..!

비행 정보를 보니 도착 (밴쿠버) 까지 9시간 남았던데 대충 좀 자고 책 읽고 하다 보면 금방 지나 갈거 같다.

/////잠시 시간의 흐름/////

조금 잤는데 미치도록 불편하고 추워서 눈을 떠 버렸다. 심심해서 가이드북을 꺼내어 시험 전날 기출 읽는 기분으로 경건하게 한번 정독을 해 주었다. 비행 정보를 보니 착륙까지 4시간 남았더라. 장거리 비행에 몸이 녹초가 되고 있었지만 승무원중에 약간 안영미를 닮은, 그러나 상당히 업그레이드 버전의 사람이 있어서 마음은 훈훈하였다. 이쯤에서 그 승무원의 사진이 한 장 올라와야 예의겠지만 부끄러워서 촬영하지 못하였다. 어찌저찌 시간이 흘러 밴쿠버에 도착해 한시간 가량 공항 대기를 하고 다시 뉴욕으로 출발하였다. 약 5시간이 지나 뉴욕에 도착하였는데 게이트 배정이 늦어진다고 한 30분 착륙한 채로 헤메고..거기에다 반드시 좌석 유지하라고 하는데 배에서는 2차 대전 일어나고..아 진짜 뉴욕 도착하자마 골로 가는 줄 알았다. 입국 심사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무지하게 걱정했었는데 말 한마디도 안 물어보더라. Have a good night 한마디가 끝. 뭐야 이거....네이버 블로그에 뭐 까다롭니 어쩌니 써 놓은 놈들..이 사기꾼들..

어찌저찌 맨하탄에 개 싸구려 숙소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가까운 시각이다 (8월 9일). 하루만 묵을거라 택스 포함에서 41달러 짜리 유스호스텔에 묵었는데 음..그래 싸니까..뭐..늦은 시각이라 피곤하니까 불친절한 걸꺼야..음....거의 씻는둥 마는둥 하고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