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5월 10일에 발매된 조용필 9집 ’87 사랑과 인생과 나! 11번 트랙으로, 유호 작사, 이흥렬 작곡의 곡입니다. 앨범의 마지막 트랙에 수록된 건전 가요로, 반주와 보컬의 이펙터 없이 오직 조용필의 목소리로만 녹음되었습니다. 1980년 조용필 1집부터 1987년 9집까지 건전 가요가 수록되었고, 1987년 6월 민주화 이후 1988년에 발매된 조용필의 10집 Part.1 앨범부터는 건전 가요가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건전 가요를  의무적으로 수록해야 했던 마지막 1987년 9집 앨범에서 공교롭게도 조용필은 어쩌면 가장 성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무반주로 건전 가요를 불렀습니다. 이 앨범에서는 저번에 소개했던 ‘마도요’,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가 크게 히트했고, 그 외에도 ‘아하! 그렇지’, 맥콜 광고에 사용되었던 ‘사랑해요’가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건전 가요’는 ‘밝은 노래 보급을 통한 국민 정서 순화’라는 목적으로 1970년대 박정희 군사독재 시기부터 정부 주도 하에 보급되기 시작했고, 1977, 1978년 무렵부터는 특히 음반에 건전 가요를 의무적으로 수록하기 시작하여 1980년대 전두환 군사 독재 시기 발표된 모든 음반에 수록되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건전 가요를 자율적으로 싣도록 했으나, 당시 음반의 사전 검열 제도 하에서 건전 가요를 수록하지 않은 음반은 공연윤리위원회에서 심의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음반 발매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건전 가요를 수록해야 하는 강제성을 띠고 있었습니다. 이 당시 건전 가요는 주로 군가가 많았고, 1980년대 들어서는 ‘시장에 가면’, ‘정화의 노래’ 등 다양한 곡이 건전 가요로 지정되어 의무적으로 수록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건전 가요로 기억되고 있는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은 1983년 최초에 발표될 때에는 건전 가요가 아니었으나, 이후에 건전 가요로 지정되었습니다. 건전 가요는 앨범을 발표하는 가수 본인이 직접 부른 것을 수록하거나 혹은 다른 가수가 부른 것을 수록하는 것도 가능했고, 보통은 LP의 B Side 제일 마지막 트랙에 수록하는 경우가 많았고, LP A Side 마지막에 수록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건전 가요는 음반을 제작하는 제작사, 아티스트 그리고 최종적으로 음악을 소비하는 대중의 입장에서도 불만이었고, 특히 한 앨범의 음악적 통일성을 저해하는 주된 요인이었습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건전 가요가 애초에 만들어진 그 취지를 전혀 거두고 있지 못하다는 무용론 및 폐지에 대한 여론이 생기기 시작했고, 1988년부터 건전 가요가 수록되지 않은 앨범들이 조금씩 발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례로 1988년 5월에 발매된 조용필 10집 Part.1과 1988년 6월에 발매된 이치현과 벗님들 6집은 모두 지구레코드에서 발매되었으나 전자의 앨범에는 건전 가요가 수록되어 있지 않고, 후자의 앨범에는 건전 가요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1989년에 발매된 음반에도 여전히 건전 가요가 수록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후 공식적으로 1990년대에 가서 건전 가요를 의무 수록하는 규정이 삭제되었습니다.

<앨범 정보>
기획: (주)필기업
Record & Mixdown: 이태경
Cutting: 장정관
Photo: 허종태
Illustration: 황철중

(가사)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너와 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
전투와 전투 속에 맺어진 전우야
산봉우리에 해 뜨고 해가 질적에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16 16: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