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처음 시도하는 것은 능숙함이란 단어와 친하지 않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자전거 탄 순간을 기억합니다. 얼마나 서툴고 어색했는지요. 손잡이는 필요 이상으로 꽉 잡고, 페달을 밟는 내내 넘어질 것을 염려했습니다. 당연히 자전거는 나아가는 대신 저를 좌절시켰습니다. 생채기를 입어도 다시 일어나 자전거에 도전하다, 마침내, 달리는 것 이상의 감동을 느꼈습니다.

             머리끝을 스치는 바람, 페달을 밟을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다채로운 풍경. 저는 자전거를 처음 찬 날을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소중한 처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의 시작은 다른 모습, 다른 소리, 다른 향기로 다가왔지만, 어느 덧 기억 한 곳에 영원히 시들지 않을 예쁜 꽃을 피우겠지요. 각자의 마음을 닮은 꽃을요.

             하지만 그 어느 꽃보다 곱게 핀 꽃이 있습니다. 우리의 첫 사랑을 닮은 꽃입니다.

             당신은 기억하시나요?

             얼마나 두근거렸던지 밤이 너무도 짧아져, 한숨도 이루지 못 한 채 아침을 맞이한 수많은 날들. 나도 모르게 거울을 보며 그대에게 보낼 미소를 연습하던 아침. 그 많은 옷들이 갑자기 초라해져 도대체 무엇을 입어야 좋을지 모를 당황스러운 순간. 그대가 나 이외의 사람에게 귀 기울이고 미소 지을 때, 슬며시 고개를 내미는 질투. 수십 번은 되풀이했지만 실제로 전하지 못 한 숱한 고백. 그대가 기억하는 첫사랑과 제가 기억하는 첫사랑의 모습은 다르겠지요. 하지만 닮았습니다.

             심장에 새겨진 첫사랑, 그대를 향한 두근거림을. 입가에 머무는 떨림을. 눈가에 맺히는 그리움을요. 그래서 우리는 서로 닮은 심장박동을 생의 매순간 느끼며 살아갑니다.

             모두가 다르지만 같은, 역설적이라 무엇보다 아름다운 첫사랑을요.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의 첫사랑 이야기에서, 각자의 소중한 것을 보는 것이겠지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7:4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