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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CA빅터 레코드의 상징인 축음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개는 니퍼(Nipper)라는 개이다. 이 개는 사실 음악을 듣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죽은 자신의 주인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주인이 생전에 녹음한 목소리가 축음기에서 재생되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 이것을 보고 그 주인의 동생이 그림으로 그렸는데, 이 그림이 RCA빅터 레코드의 상징(=my Master's Voice)이 되었다. 강아지의 슬픈 듯한 눈-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2007년 고전음악감상실 상징마크는 강아지 대신 호랑이를 삽입했었다.)

2.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친형은 발명가 볼프강 폰 카라얀이다. 그는 잘츠부르크에서 그가 직접 조립한 축음기를 들고 마을 다리에서 녹음한 것을 재생한 적이 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그때 이렇게 썼다. "다들 충격을 받아 할 말을 잃었다. 작은 박스 같은 곳에서 흘러나온 음악 소리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생전에 그렇게 많은 음악들을 녹음했고, 또 영상을 남긴 것을 보면 그는 녹음 초기의 '음악 특유의 생생함이 없어진, 이를 테면 속임수 음악에 대한 혐오'가 아닌 새로운 기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던 듯하다. 어쨌거나, 카라얀은 녹음반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지휘자가 되었다.

3. 같은 의미에서 녹음을 통해 유명해진 빌헬름 켐프라는 피아니스트는 아주 정확한 연주를 했다.(그가 연주한 바흐의 골베변을 들어보라!) 그의 실제 연주를 들은 사람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평론가들은 켐프가 무대 위에서 개성 없는 연주를 무표정하게 했다고 혹평했다.
반면 동시대의 피아니스트인 슈나벨은 청중의 기분에 맞춰 연주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그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녹음하면서 자신의 연주를 실제로 들어본 사람들만이 음반을 구입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녹음하는 것 자체도 싫어한 데다가, 잘못 연주된 음들이 난무하고 정확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자의적인 기운이 넘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슈나벨의 박스세트는 엄청나게 팔려나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오늘날에 이르러 훨씬 더 유명한 사람은 빌헬름 켐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