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빈스타인의 마지막 스튜디오 녹음으로 알려져있는 메타/이스라엘 필과의 브람스 협주곡 1번.
방년 89세. 이미 그의 기교는 쇠퇴했으며, 노환으로 인해 양쪽 눈의 시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였다.
(루빈스타인은 1982년 9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덕분에 이 음원은 스튜디오 녹음임에도 불구하고 듣는이로 하여금 연민의 감정마저 느껴질 정도로 수많은 미스터치와,
충분히 여유로운 템포로 반주하는 오케스트라를 루빈스타인은 힘들게 따라가고 있다.
물론 브람스 협주곡의 화려한 기교로 볼 때 이 연주는 레퍼런스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연주에 담긴 루빈스타인 옹의 관록과 깊은 해석은 쇠퇴한 기교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감동을 준다.
Reiner와의 60년대 녹음과 비교해 볼 때 음표 하나하나에 '힘'과 '혼'을 실은 연주자의<span id=callbacknestsuralkr1312940 style="FLOAT: right; WIDTH: 1px; HEIGHT: 1px"></span> '열정'은 오히려 이 녹음에 더 명확히 담겨있다.
3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부치는 힘에 앙상블이 흐트러지고 템포도 주춤거리지만,
어떻게든 이 곡을 완벽하게 마무리 짓겠다는 89세 거장의 거친 '정신력' 만으로 이 음원은 충분히 박수 받을만 하다.

혼연이 일체된 Adagio 악장은 루빈스타인의 다른 여느 연주보다도 아름답고 호소력 짙다.
루빈스타인 옹의 관록이 담긴 진득한 해석은
마지막 낭만주의 연주가로서의 80여년 세월의 요약이자
영원한 안식으로의 또 다른 발걸음을 암시한다.

길렐스, 커즌 같은 기교파 거장들의 연주에 비해 '듣는 재미'는 떨어질지언정,
청년 브람스의 그윽한 열정을 지긋이 바라보는 루빈스타인의 '덕담'을 들어보자.

Brahms - Piano Concerto No.1.zip (193.3 MB)

III. Rondo. Allegro non trop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