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글이에요. 역시나 제 블로그의 글을 퍼다 나릅니다. 재밌게 보세요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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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의 실력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1) 국적 그리고 돈

친구는 그래도 J씨에 대한 평가가 너무하다고 느꼈다. '영혼의 지휘자' J씨는 한국 최고의 지휘자가 아니던가?

친구: "그래도 J씨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휘자인데... 너무 짠 평가가 아닌가요?"
S: "우리나라를 대표한다고? 너야말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거 같은걸."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고?' 갸우뚱 하는 친구의 고개.

W: "내가 볼 때도 그래. J씨는 콩쿨 때 한국 국적도 버리고 미국인 신분으로 참여한 사람이라고!"
불같은 성격을 가감없이 활짝 드러내보이는 W는 그의 연주만큼이나 성격도 시원시원하다.
S: "그렇고 말고. 미국인이라고. 한국인이 아닌걸. 친구야 혹시 주빈 메타 아저씨를 아니?"
친구: "그럼요. 알다마다요."

친구는 모처럼 자신이 동의할만한 구석을 찾자 하이애나가 먹이를 물듯이 헐떡 대답했다.

S: "그래, 주빈 메타는 어딜가나 자신있게 '나는 인도사람이오!' 하고 말하고 다니지. 연주가 끝나고도 그러기를 자주해. 하지만 J씨는 절대 그러지 않아. 자신이 <코리안> 이란걸 말하기를 꺼려하지. 인터뷰나 공연장이나 그의 입에서 '나는 한국사람이오!'라는 말을 듣기는 참 힘들어."
침착하면서도 아쉬운 기색이 깊이 서려있는 음색이 방 안에 울려퍼진다.
W: "그치. 예술의 전당이 아니고서는 그 말을 듣긴 힘들지. 그래서 내가 싫어하는 곳이기도 하지."
한껏 냉기를 품은 미소를 뿌리고는 W는 다시 자신이 만든 타르페를 한 입 문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혼란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한 친구. J씨는 신년음악회도 담당하고 있기도 하고 얼마전에는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지휘를 하는 것처럼 어딜봐도 한국인이 아니었던가?

S: "요즘은 언론의 시대야. 언론 플레이지 전부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W: "맞어. 돈으로 뿌려야 하지. 유학 다녀오면 귀국 독주회도 열어야 하고 홍보사도 구해야 하고 아니면 홀을 빌릴 정도의 재력이 되거나."

'뭐? 돈의 시대라고?' 친구는 점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얼른 냉수를 한 잔 들어 잔뜩 들이킨다. 그에 비해 S는 여유롭게 찻잔에 따스한 물을 붓고 녹차가 잘 우러나기를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

친구: "돈.. 그 이야기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은걸요.."
그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듯 잔뜩 고민하다가 조심스레 말문을 연다.

S: "봐바. 우리나라 학생들을 보자. 일단 미국으로 유학을 가지," 이 때 W는 잔뜩 뭔가를 먹고 있는 상태로 힘껏 고개를 끄덕이고. "줄리어드니 예일이니 해서 말이야. 근데 거기는 돈만 내면 다 들어갈 수 있어. 쏟아 붓기만 하면 되지. 그리고 거길 졸업하면 귀국해서 무얼 하냐 하면! 귀국 독주회지. 여기 저기 홀을 구해서 하는데 충격스러운건..."
녹차가 우러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홀짝 여유롭게 잔을 마신다. 이를 지켜보는 친구의 목은 오히려 타들어가기만 하는데...
(3편으로 이어집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