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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익명
2018-02-01 11: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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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조선의 남아여!
-伯林마라톤에 우승한 孫, 南 양군에게
그대들의 첩보(捷報)를 전하는 호외 뒷등에
붓을 달리는 이 손은 형용 못할 감격에 떨린다!
이역의 하늘 아래서 그대들의 심장 속에 용솟음치던 피가
2천 3백만의 한 사람인 내 혈관 속을 달리기 때문이다.
“이겼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한 우리의 고막은
깊은 밤 전승의 방울소리에 터질 듯 찢어질 듯.
침울한 어둠 속에 짓눌렸던 고토(故土)의 하늘도
올림픽 거화(炬火)를 켜든 것처럼 화닥닥 밝으려 하는구나!
오늘 밤 그대들은 꿈속에서 조국의 전승을 전하고자
마라톤 험한 길을 달리다가 절명한 아테네의 병사를 만나 보리라.
그보다도 더 용감하였던 선조들의 정령(精靈)이 가호하였음에
두 용사 서로 껴안고 느껴 느껴 울었으리라.
오오, 나는 외치고 싶다! 마이크를 쥐고
전 세계의 인류를 향해서 외치고 싶다!
“인제도 인제도 너희들은 우리를 약한 족속이라고 부를 터이냐!”
일제 강점기 시절, 심훈 시인이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와 남승룡 선수가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땄다는 호외 소식을 전해 듣고 감격하여 즉석에서 지은 시입니다.
지금 우리는 그 당시 심훈 시인께서 그토록 인류를 향해 외치고 싶어하던 "인제도 인제도 너희들은 우리를 약한 족속이라고 부를 터이냐!"라는 물음에 자랑스럽게 대답할 수 있습니까? 우리나라 선수들이 가슴 한켠에 대한민국마저 새길 수 없는 작태를 보고서도 우리는 옛 조상들에게 부끄럼 없이 마주할 수 있습니까?
남승룡 선수는 손기정 선수가 묘목으로 일장기를 가리는 모습을 보며 "손기정 선수가 묘목을 받아 그것으로 일장기를 가릴 수 있는 것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우리 스스로 태극기를 가슴에서 떼어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앞으로 태극기는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취하고 버릴 수 있는' 정도의 가치로 전락해버릴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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