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슈퍼맨 시리즈에서 슈퍼-누구누구 하는 인물들을 늘려 패밀리 구성을 취한걸 베껴서 배트우먼과 배트걸을 등장시킨것이었다. (이제부터 표지 오른쪽 윗부분에 CCA의 마크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뭐 어쨌든 초반에는 얘들이 배트맨과 로빈이랑 서로 쿵짝쿵짝하면서 우리 게이 아니에요 하는식의 보여주기용으로 쓰였으나, 그 중 배트걸의 인기가 커져 배트우먼의 인기를 넘어서게 되자 실버에이지 이후 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규모 개편을 거친 이후에도 꾸준히 출연하여 현재까지도 남아있는 배트 패밀리의 중요 구성원 중 하나가 되었다.(하지만 배트걸의 정체는 바뀌었다. 맨 첨 등장했을때는 그냥 듣보 여자애였지만 개편 후의 "New" 배트걸은 고든 경감의 딸, 바바라 고든이다.)
그럼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었던 배트우먼은 어떻게 됐냐..하면 어느순간 은퇴해서 등장하지 않은걸로 치다가 어느 이슈에서 자신을 갈아치운 New 배트걸을 도와준다는 스토리하에 은퇴를 벗어나 좀 설치다가 리그 오브 어쌔신즈에 의해 살해당하게 된다.(..........) 근데 이걸로도 모자라 정기적으로 열리는 DC의 멀티버스 세계관&캐릭터 정리 이벤트인 크라이스 후엔 아예 존재가 소멸되어 처음부터 없었던 캐릭터로 취급당하게 된다. 야 이.........
그래도 "배트우먼"이라는 캐릭터 자체는 Earth-2에서 몇번씩 쓰이고 마지막 크라이시스 이벤트 후인 52주 이벤트에선 브루스 웨인이 죽은 상태여서 한동안 Detective Comics의 주인공 자리를 꿰차기도 했고....뭐 나름대로의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있긴 하지만 그것은 먼 훗날&다른 주제의 이야기...
어쨋든 이야기를 다시 되돌려 1950년대의 실버 에이지. 배트걸과 배트우먼을 등장시킴으로써 배트게이의 이미지는 어느정도 불식시키는데 성공한듯 했으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었으니 바로 악의 조직 CCA의 횡포였다. 일단 그 시절의 CCA는 뭐든지 자기들이 볼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라고 생각되면 무조건 퇴짜를 놓았다. 심지어는 제목에 Crime이나 Horror, Terror 같은 문구들도 쓰이지 못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 배트맨이 누구인가. Detective Comics의 주인공이며 불리는 칭호 중 하나가 "World's Greatest Detective"인 히어로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중범죄의 묘사를 금지하고 제목에 "Crime"도 갖다쓰지 못하게 하는데 무슨놈의 탐정질을 해먹으란 말인가. 빌런들도 마찬가지였다. 음습한 도시에 자기들 갱을 모아놓고 법 따윈 엿이나 바꿔 먹어야할 빌런들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중한 범죄가 도둑질이 되버린 것이다. 이때부터 배트맨 시리즈는 미쳐가기 시작한다....
우선 조우커.
그 시절 조커가 저지를 수 있었던 가장 악랄한 범죄. 이미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진 짤이다.
웨인가의 저택에 물감을 뿌리는 흉악한 범죄를 계획하고 있는 조커. 다행히도 CCA의 검열을 통과한듯 하다.
배트맨을 사로잡아서 염소와 키스하는 장면을 촬영한뒤 그걸 영화로 만들어 뿌리려는 범죄를 실행중인 조커.
아니 근데 연쇄살인보다 이런게 더 애들 정신건강에 해롭지 않나...?
뭐 고담시 희대의 광인이 CCA의 마수를 피하지 못했으면 그 누가 피하랴. 배트맨 시리즈의 가장 큰 테마인 범죄가 밴당하면서 만성적인 소재고갈에 시달리던 배트맨 시리즈의 작가들은 그냥 그 시절 꼬맹이들이 관심있어할 만한 것들이면 그냥 아무거나 다 주워와서 그걸로 코믹스를 그려냈고, 그 결과로 결국 배트맨만 처절하게 능욕당하는데...
???: 요즘 애들이 외계인에 관심이 많다고? 그럼 그걸로 가지!
(........)
???: 킹콩이 뜬다고? 그럼 그것도 쓰지!
???: 쓸 게 없으면 그냥 괴물이나 그려넣어!
???: 에라 모르겠다! (솔직히 이쯤되면 작가진들도 그냥 정신줄을 놓아버린게 아닌가하고 심각하게 의심해본다)
그담부턴 그냥 어떻게 설명할 방법을 못찾겠다.
(........)
하, 하, 하. 호, 호, 호...
실로 미쳐버린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병맛같은 컨셉을 1950년대부터 60년대까지 내내 유지한 배트맨. 당연하게도 판매부수는 급감하고 결국 1960년대 중반, DC의 냉혈인간들만 모아놓은 편집부는 더 이상 효자종목이 아닌 배트맨을 작품 내에서 죽여버릴 계획까지 세우게 된다. 이에 당시 새로 배트맨 시리즈를 맡게 된 편집장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배트맨 시리즈의 커다란 개편을 진행하게 되고, 그 결과가 위에서도 언급된 New 배트걸의 등장과 인기 없는 인물들의 방출이었다. (이때 알프레드도 죽여버린다. 배트맨의 집사 그 알프레드 맞다...)(물론 곧 다시 살려낸다)
한편, 죽어가던 배트맨 시리즈의 인기를 한번에 되살리고 떨어져만가던 판매부수도 다시 올라가게 만드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는데, 바로 실사 배트맨 TV 시리즈의 제작과 흥행이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그 오프닝 음악. 나나나나나나나나 뱃맨~
아담 웨스트가 주연이었던 이 TV 시리즈는 첨단 기어등을 사용하는 배트맨을 중점적으로 다루었고, 따라서 코믹스도 이런 SF적인 요소(정확히는 SF인척하는 특촬물적인 요소. "Camp" 또는 "Campy"하다 라고 불려진다)에 크게 영향받게 된다. 허나 이 TV 시리즈의 인기도 시간이 지나자 시들해졌고, 특촬물적인 요소도 식상해졌는지 결국 TV 시리즈는 2년이 지난후 끝을 맺게 된다. TV 시리즈의 노선을 베껴가던 코믹스도 다시 흥행참패를 기록하게 되었던건 당연지사.
이렇게 다시 상황이 안좋게만 흘러가던 배트맨 시리즈. 어느덧 시대는 1970년, 흔히들 "코믹스의 브론즈 에이지"라 불리는 시기로 진입해 있었다. 이때 되서는 CCA의 규제도 "어느 정도는" 완화되었었고(물론 완전히는 아니었다) 다른 코믹스 타이틀도 실버에이지 동안 다루었어야 했던 아동용의 랄라랜드에서 탈피해 조금 더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주제들을 다루고 있었다. 때마침 배트맨 시리즈들을 새로 다루게 된 작가 대니스 오닐(Dennis O'Neil). 그는 1960년대동안 쓰였던 TV 시리즈 같은 특촬물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배트맨 초창기의 그 어두운 분위기로 돌아가고자 했다. 그런 그의 노력이 처음 선보였던 이슈가 바로 "The Secret of the Waiting Graves"이다.
또한 웨인 저택에 물감이나 뿌리고 놀던 조커를 다시 미치광이 살인마로 다루는 이슈를 선보인다. 바로 "The Joker's Five-Way Revenge"
그의 웃음에서 다시금 포스가 느껴진다.
이런 그의 노력은 배트맨 팬들의 열광을 이끌어 냈으며, 배트맨도 방황했던 과거를 잊고 다시금 자신의 정체성을 찾나 싶었지만.....
판매 부수는 여전히 떨어지고 있었다. 결국 1985년에 이르러서는 배트맨 시리즈 사상 발행부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만다. 모든 것이 절망적이었다. 배트맨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로 보였다. 실로 배트맨의 인기는 영원히 식어버린 것이었던걸까? 독자들은 그런 구닥다리 영웅 말고 새로운 시대의 신선한 영웅을 원했던 걸까? 결국 배트맨은 그의 죽음으로써 반짝 판매부수를 늘리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할 캐릭터 중 하나에 불과했던 것일까......
모든 것이 가망 없어 보이던 1986년. 프랭크 밀러(Frank Miller)라는 작가가 정통 배트맨 시리즈의 스토리라인과는 관계없는 외전 격인 리미티드 시리즈 하나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발행되자마자 그 작품은 전설이 된다. 정말로. 이 리미티드 시리즈는 단숨에 배트맨 시리즈를 흥행 타이틀로 돌려놓았으며 배트맨의, 나아가 다크 히어로들의, 나아가 DC Comics의, 나아가 모든 슈퍼히어로물들의, 더 나아가 모든 현대의 그래픽 노블 역사의 한 획을 그어놓으며 현대 미디어 문화의 주요한 시금석 중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이 되었다.
그 작품의 이름은 "The Dark Knight Return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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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놓은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아담 웨스트 주연의 배트맨 주제영상을 올리려니 유튜브는 html로 첨부가 잘 안되는군요. 고파스 기능을 이용해 따로 올리겟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0 08: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