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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시간이 남아서 한편 더 써본다. 웃게에는...음...몰랑 이께용으로 쓸랭 이번편은 순결을 잃을뻔한 썰이다.
군대에는 컵라면이 보급된다. 존나 싸구려에 왠지는 모르지만 유통기한도 두달쯤밖에 안남은, 소개팅시장에서의 내 모습처럼 땡처리로 팔려나온 그런것들이 우리의 별식으로 주어진다.
근데이게 무슨 약을 탔는지 존나 맛있다. 의무대라고 보급도 빵빵했던지라 우리는 1일 1라면을 할 수 있었다. 근데 다른 보병연대들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어느날 응급콜이 왔다. 하지 광범위한 2도화상이랬다. 근데 의무대 여군들은 잠시 현위치에서 대기하고 복도에 나다니지 말라고 했다.
환자가 도착해서 보니 지저스...서혜부에서부터 허벅지 중간까지가 전부 2도화상이었다. 끙끙거리고 덜렁거리면서 왔다. 어떤의미로든 끔찍했다.
사연을 들어보니 이새기가 컵라면에서 만족할줄을 모르고 뽀그리를 끓이다가...그만...그것도 주의하지 못하고 정수기 높이에서 뜨신물을 받다가 몸쪽으로 주르륵 부어버린것이었다.
상처는 생각보다 넓었고, 핑크핑크했다. 이미 다발성으로 수포가 올라와있었다. 외과 군의관센세가 멸균장갑을 끼시고 알코올로 먼저 소독을 하기 시작했다. 근데 왜 나보고 잘 보라고 하지?
소독과 화상연고 도포는 쉬워보이지 않았다. 우선 바지와 팬티를 전부 까고, 알코올로 최대한 마찰 없이 화상부위를 소독했다. 그리고..그...바나나와 메추리알 사이, 그리고 메추리알 뒤쪽도 화상이 있었기에 멸균장갑을 낀 손으로 뒤적뒤적 휙휙 제껴가며 소독을 하고 실마진을 발랐다. 실마진은 독성이 있으니 꼭 최대한 얇게 펴 발라야 한다고 하셨다. 왜 꼭 나에게 가르치시는것만 같지?
곧 알게 되었다.
xxx아?
예 병장 xxx.
응 앞으로 니가 얘 전담마크해라.
?잠씀다?
얘 매일 올거니까 앞으로 니가 매일 소독하고 연고발라주라고.
그렇게 기묘한 접촉은 시작되었다.
그 아저씨는 그날부터 약 1주일정도를 하루도 빠짐없이 의무대에 찾아왔고, 스스로 수줍게 처치실 베드 한칸을 차지하고 누워 바지와 팬티를 까고 나를 불렀다. 나는 매일같이 외간남자의 비소를 주물럭거리며 진료를 해야했다.
그래 이아저씨도 나도 그냥 환자이고 의무병일 뿐이야. 하필 병소가 영 좋지 못할 뿐이고.
그리고 나는 신청해두었던 포상휴가를 가게 되었다. 당연히 애끼는 후임 의무병에게 인수인계를 하고, 매일 오십사 하는 당부를 드렸다.
당시 여자친구는 기분이 영 좋지 않다며 정조대를 선물하려고 했다. 약간 진심인것같아서 그것도 그것대로 두려웠다.
그리고 복귀를 했는데, 지저스 인수인계를 했던 후임이 그 아저씨는 내가 휴가를 간 동안 매일같이 의무대에 전화를 했고, 내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정말 풀죽은목소리로 그럼 다음에갈게요 라고 했다는것이다.
그리고, 오늘도 전화가 왔는데 오늘 내가 복귀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만약 오늘 그 아저씨가 오면, 김뱀 엉덩이관리 잘하시라고. 웃음이 섞인 당부를 했다.
그리고 진료시간이 끝난 21시 00분쯤, 그 아저씨는 인솔병을 데리고 나타났다.
언제나처럼 같은 베드에 들어가 커튼을 치고, 이제 들어오셔도 된다며 수줍게 나를 불렀다. 처치실에는 우리 둘 뿐이었다.
지옥같은 침묵속에
치덕.치덕.치덕/ 하는 연고 발리는소리와.
찰팍.찰팍.찰팍/ 하는 웻드레싱 소리만 들려왔다.
드레싱을 다 하고, 그 아저씨가 딱 한마디 했다.
병장아저씨, 보고싶었어요. 간지러워 죽을뻔했는데 그래도 아저씨가 없다고 해서 그동안 안왔어요.
데꿀멍이었다. 내일 봐요 하고 윙크까지 하고 사라졌다. 당직사관에게 충성 복귀하겠습니다 하는 말이 어렴풋이 들려왔다.
난 여기서 빠져나가야겠다. 하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하도많이받아서 후임들을 주려고 했던 포상휴가들을 다 빼앗아서, 그 이틀 뒤부터 말차를 나갔다. 저..이제 전역해요.. 라는 말은 할수가 없었다.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뒤로 전해들은 바로는, 그 아저씨는 의무대에 단 한번만 다시 와서, 드레싱만 떼고 홀연히 사라졌다고 한다.
나는 성 소수자를 혐오하지 않는다. 다만, 그 대상이 이성애자인 내가 되지 않기만을 바랬을 뿐이다.
이제와서는 조금 미안하다. 상처받지 않았길.
※작성자가 웃게로 날라줄 사람 있냐고 묻길래 날라드렸습니다.
여러분의 칭찬이 의무병의 고래도 춤추게 합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5 20: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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