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가 아주 조그마해서 있는줄도 몰랐는데 엊그제인가 친구랑 개운사길에서 안암역으로 걷다보니 뭔가 오른쪽에서 샤방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민트컬러의 오오라를 내뿜고있는 처음보는 가게가 떡하니 생겼더라고요

여기는 뭐지...하면서 지나가고 있는데 갑자기 주인분이 불쑥 나타나시더니 샐러드 전문점입니다! 다음에 한 번 와보세요!!

해서 다녀왔습니다

평소에 샐러드는 딱히 먹지 않고 가끔 혼자서 치킨을 두 마리 다 먹은 다음날 같은때 죄책감에 겨워 한 끼정도를 샐러드만 먹는데 오늘이 마침 그런날이었지요

가게에 불쑥 들어가니 민트색의 매장에 눈이 부셨고 메뉴판을 보고 또 눈이 부셨습니다

저는 음식의 가격을 가늠할때 5000원짜리 닭강정과 비교하는 버릇이 있는데 3900~5900원의 샐러드를 보자니 아...비싸다....싶었어요

그러나 밑에 글의 반응들을 보니 또 딱히 비싼것같지는 않네요

여튼 당시에는 비싼것같은 느낌이 들어서 시무룩하게 3900원의 그린샐러드를 시켰지요

그러고는 기다리고있는데 아주 신사같은 느낌이 드는 주인분께서 계산대 아랫쪽에 우롱차가 준비되어있으니 드셔보라고 하셨어요

온수기에서 따뜻한 우롱차를 따라 홀짝홀짝 먹고있으니 이번에는 샐러드에 넣을 빵을 골라주시겠어요??하셨습니다

모닝빵은 우롱차가 들어있는 온수기 옆에 있는데 그 옆에 조그맣게 빵은 2개까지라고 써있었지만 저는 소심해서 끝끝내 두개먹어도 되나요??물어보지 못하고 하나만 집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데 삶은계란을 하나 잘라서 얹어주시는걸보고 이때는 왠지 흐뭇흐뭇 해졌습니다.. 저는 그린샐러드라면 롯데리아 그린샐러드밖에 모르는지라 그냥 야채뿐인 샐러드일줄 알았는데요

예쁘장한 포장용기에 담아 아주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주신 샐러드를 가져와서 먹어봤는데...음..맛은 신선한 샐러드입니다 ㅋㅋ

야채로 만드는 샐러드인데 맛이 얼마나 다르겠냐마는 유자드레싱도 맛이 좋았고 계란과 모닝빵때문에도 기분이 좋았고요 야채도 많이 들어있어요.

무엇보다도 야채가 굉장히 신선한것같네요. 가끔 패기넘치게 집에서 야채를 먹겠다고 양상추따위를 사두면 나중엔 결국 불긋불긋 점박이가 생긴 야채들을 눈 꼭 감고 사약들이키듯 먹어치우기 마련인데 그런것들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중간에 그걸 깨닫고 뒤적뒤적해봤는데 전부다 신선해서 왠지 컬러프린터로 인쇄한 야채들을 먹는것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이건 굉장히 소소한거일수도 있지만 포장하면서 물티슈도 같이 챙겨주시는것도 왠지 엄청 정성스럽다 그런 느낌을 주었습니다.

결론은 아주 신선한 샐러드를 파는 친절한 집이다!!입니다. 가게도 테이크아웃만 하기때문에 그리 오래 머무는곳은 아니지만 분위기가 굉장히 반짝반짝하고 주인분도 친절하셔서 왠지 순정만화에 나오는 가게에 들어가있는것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우롱차같은걸 준비해두시는것도 왠지 장인포스라고 해야되나...호사스러운 느낌이 들었고요. 가게의 기운(??)이 참 좋은데 ㅋㅋㅋㅋ이런건 어떻게 설명할수도 없고..여튼 학교주변 가게들을 잘 모르기는 하지만 제가 아는 가게중에는 몇 안되는 탈안암 느낌의 가게중의 한 군데인것같아요. 이런곳이 안암에?!이런느낌???

비록 저는 고기를 훨씬 좋아하긴 하지만....가끔 다시 찾아올것같은 가게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개시하신다고 하는 샌드위치가 기대되네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7 08:5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