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암 맛대맛 시간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사치에는 뭐가 있을까요.
라볶이에 아무렇지 않게 치즈를 추가시키는 것?
아니면 라멘집에서 메뉴판 맨 아래에 있는 비싼 메뉴를 먹는 것?
족발, 보쌈, 치즈크러스트 피자, 치킨, 탕수육, 회, 갈비...
수 천년 인류의 역사에서 기름진 고기는 동탁의 배로 대변되는 욕망의 아이콘이자, 선망의 대상었고, 이것은 현대에도 어느정도 유효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이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사치도 존재합니다.

치킨을 먹을 수 있는 돈으로 샐러드를 사먹는 것입니다.
저는 아직도 '고기>과알>야채' 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므로,
역설적이게도 샐러드는 저에게 가장 멸시받는 메뉴임과 동시에 가장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메뉴이기도 합니다.
밀려드는 건강함, 닭다리를 뜯어야 하는데 대신에 양상추를 뜯고 있다는 배덕감, 그와는 반대로 신선한 채소를 먹음으로써 육식 위주의 잘못된 식습관에서 구원받는 느낌...

오늘은 그것의 두 배로 해서 두 가게의 샐러드를 먹고, 소포게의 뜨거운 감자인 샐러데이와 투고샐러드의 샐러드를 비교해보았습니다.
비교 기준은 철저히 개인적 견해에 따른 것입니다.

◎오늘의 식단
▶샐러데이: 훈제 오리 샐러드 (오리엔탈 드레싱) - 5900원
▶투고샐러드: 목살 스테이크 샐러드 (오리엔탈 드레싱) - 5900원

1. 사이즈 - 투고 샐러드 승
투고샐러드는 본인이 야채를 용기에 직접 담는 형식인데, 저는 어처피 샐러드 두 개를 먹을 것이라서 별 욕심이 생기지 않기도 했고, 가게에서 제공하는 이상적인 샐러드가 궁금했기 때문에 사장님에게 직접 담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둘 다 같은 규격의 샐러드 포장용기를 사용하고 있고, 드레싱 용기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무게로 보았을 때는 샐러데이가 332g, 투고샐러드가 421g으로, 오리고기가 동일 무게일 때 돼지고기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는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투고샐러드의 승리입니다.
드레싱 용기는 투고 샐러드쪽(흰색)이 더 큰데, 제가 받은 드레싱 양은 샐러데이보다 오히려 1g 적었습니다.

2. 구성 - 샐러데이 승
▶샐러데이: 적양배추와 올리브가 들어있습니다. 방울토마토도 두 개가 들어있어, 옆에서 비교해보니 조금 더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있기 때문에 한 입씩 먹을 때마다 변화를 주기가 쉬워서 끝까지 질리지 않으며, 보기에도 좋습니다.
▶투고샐러드: 샐러데이보다 채소의 종류는 적지만, 고기의 존재감으로 압도하는 호쾌한 타입의 샐러드 입니다. 체다치즈가 뿌려져 있습니다. 샐러드를 먹기로 해놓고서 이런 걸 먹는건 조금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샐러데이와는 다르게 포크가 비닐포장이 되어있지 않고, 냅킨 한 장이 딸려왔습니다.

3. 드레싱 - 샐러데이 승
▶샐러데이: 올리브유가 들어가서 기름이 둥둥 뜨는 만족스러운 비쥬얼입니다. 약간의 건더기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먹었을 때 입술에 묻는 차가운 기름기의 미끌거림을 선호합니다. 전체적으로 투고샐러드보다 더 진득하니, 색깔도 더 진하고 발림성도 좋아서 샐러드 본체에 끼얹었을 때 더 매력적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바닥에 고여있는 드레싱을 꾸준히 섞어주어야 하는 수고도 덜 수 있었습니다.
▶투고샐러드: 샐러데이의 드레싱보다는 훨씬 묽은 타입입니다. 맛도 덜 자극적이어서 고기 위주의 단순한 구성인 샐러드와 함께 뒷심이 부족한데에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4. 기타
샐러데이는 6분, 투고샐러드는 9분만에 나왔습니다.
제가 있을 때 두 가게 합쳐서 손님이 15분 정도 계셨는데 남자는 저 밖에 없어서 왠지 모르게 살짝 부끄러웠습니다.

총평:
제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샐러드의 이미지보다 고기의 양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식으로 고기를 조금씩 늘이다 보면, 과연 어디까지를 샐러드로 볼 수 있을까요?

선택의 시간입니다. 건강을 손에 넣으세요:
- 고기를 곁들인 채소를 드세요! 알록달록한 채소가 당신을 만족시킬 것입니다!
- 채소를 곁들인 고기를 드세요! 이것은 목살을 먹는 새로운 방법입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5 19: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