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배달치킨계의 블랙쉽으로 떠오른 미쳐버린 파닭을 바로 어제 전격 맛보았습니다 :-)

새로 생긴 명소답게 비교적 깨끗한 기름에 갓 튀긴 닭,
튀김옷으로만 범벅이 된 밀가루조각 덩어리가 아닌 튀김옷과 적절한 조화를 이룬 실한 닭,
그걸 또 닭을 잡아먹는 수준인 장정 두 명이 미쳐 다 먹을 수도 없을만큼 흐뭇한 양,
먹고 나면 입안이 깔끔하도록 수북~하게 산처럼 올려진 파무더기

를 상상하며 가열차게 두마리 세트 3번(양념+간장)을 시켰으나...

음...

기대가 크면 역시나 실망도 큰 법...인가 봅니다.

일단 닭조각 하나하나가 씨알이 굵지 못하고 자잘한 녀석들인데, 가만 보면 튀김옷에 버무렸다가 제대로 안 털어내고 마구잡이로 기름 속에 넣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천차만별의 튀김옷 모양(닭 좋아해서 집에서 닭 좀 튀겨드셔보셨다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성스럽게 튀김옷을 입힌 아이들은 튀김 모양새가 그렇게 마구잡이로 나오지 않는 법이지요. 정갈하게 튀김이 말그대로 옷을 입고 나옵니다.)

그마저도 상당부분 소스에 젖어 튀김조각만 남아있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뭔가 바삭함을 느끼기 힘든 식감
결정적으로 닭 좋아하는 장정 두 명이 너무나 손쉽게 먹어치우고서 아직도 허기가 가시지 아니할 정도의 양?(넉넉히 한마리 정도는 더 들어갈 지경이어서 차라리 세마리 세트를 시킬 걸 그랬다는 이야기도 했었을만큼 쉽게 말하면 밀가루 음식 특유의 빨리 꺼져버리는 헛배만 부르고 말았네요)

무엇보다도 파닭의 진정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파채의 경우도 듬성듬성 무더기로만 올라가 있어서 금방 동날 뿐더러 그마저도 파채를 얹은 후에 소스를 두르셨는지 온통 소스에 젖어 파닭에서 파를 먹는 이유라고도 볼 수 있는 깔끔함이 반감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친구가 다른데 시키자는 걸 제가 굳이 우겨서 시도해 본거라서 결국 나중에 제가 베스킨 큰 통을 헌납했네요...ㅠ.ㅜ

그래도 처음 시켜먹어 본 거니까 몇 번 더 시도해보긴 해야겠다 싶어서 일단 분류는 추천도 비추도 아닌 잡담으로 해둡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