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동에서 7월말부터 일하다가 얼마전에 그만둔 전 알바생입니다.
별 생각없이 고파스에 오랜만에 와서 어디가 맛있나 하고 구경하다가
저 아래 청학동 사장님이 손님께서 우셨다고 기분나쁘게 말했다는 글 보고 갑자기 울컥해서
글을 씁니다.
결론부터 말해서 왠만하면 가지마세요
이유는 다 말하자면 끝도 없습니다.
우선 사장님
손님을 손님으로 안봅니다. 손님을 돈으로 봅니다.
밑에 글의 댓글중에도 있던데 자리 없으면 있던 손님 나가시라고 테이블 그냥 싹 치워버리는건 기본이고
알바생들한테 가서 치우라고 시키는데 못하겠다고 거부하면 잘보라고 시범까지 보여주십니다.
거기까진 한테이블이라도 더 받고 싶은 맘에 그렇다고 이해해도
오래 앉아서 술 많이 먹으면 소주한병씩 추가로 계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람 꽉 찼을 때 한 테이블 정도에 수저랑 메뉴판이랑 올려져있고 예약석이라고 손님 안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체석도 아니고 원래 두 분도 받는 테이블인데 사람 많으면 예약석이라고 거짓말하고 네 분 이상만 받습니다.
혹시 이런 경우를 보시면 언제 예약이냐고 물어보고 밖에서 몰래 조금만 기다려 보십시오. 네 분 이상 손님이 들어가면
예약이라던 자리에 바로 앉아 계실겁니다.
여름에 더울때 테이블 만석이면 에어컨 끕니다. 손님들이 덥다고 하면 네 하고 그냥 맙니다.
알바들이 덥다고 에어컨 켜면 안되냐고 하면 더워야 손님들이 나간답니다.
손님 많을 때 티비 틀어달라고 하면 티비 보느라 안나간다고 고장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웰치스가 서비스가 나오는데 그걸 모르시는 손님이 웰치스를 처음에 주문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조건 돈받습니다. 돈을 너무 심각하게 좋아하십니다.
장사하시는 분의 사정도 있을테니 여기까진 그래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생상태
자세히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재떨이 닦는 수세미랑 그릇 닦는 수세미랑 같이 씁니다.
알바생들끼리 있을 때는 더럽다고 재떨이는 그냥 물로만 헹구는데
사장님이 보시면 수세미로 안닦으면 재떨이 바닦에 하얀 자국이 남는다고 꼭 닦으라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닦습니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저 물기를 닦는 수건 위생상태 최악입니다.
직원들 서있는 테이블 앞쪽에 음료수 쌓아놓은쪽에 수건이 하나 널부러 져 있으면 만져보시면 알 것입니다.
직원들끼리 밥먹을때는 숟가락 꼭 다시 씻어서 먹습니다.
그리고 웰치스랑 같이 나가는 빨간컵에 웰치스 따라 드시지 마세요
그 빨간컵들 직원들은 아예 안쓰거나 뜨거운 물에 소독해서 사용합니다
그 컵들은 씻는다고 해결될 컵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또 하나 좋은 말로 순화해서 여자를 많이 좋아하십니다.
모든 여자분들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여자 알바가 있는 상황에서도 어떤 얘기도 서슴치 않으십니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사장님의 가정과 마음씨 고우신 사모님을 생각해서 자제하겠습니다.
그리고 알바생들이 불친절하다는 말이 있는데
틀린말이 아닙니다.
저도 절대 손님들에게 막대하거나 불친절하게 한적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딱히 친절하려고 노력하진 않았습니다.
이 부분도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며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을 하자면 알바생들 또한 가게가 장사가 잘 안됏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글을 보시고 이놈 참 싸가지 없는 놈이네 손님들은 어쩌든 상관없단 말이냐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모든걸 감수하고 하고싶은 말은 하고싶어 글을 계속 씁니다.
제가 울컥한 이유는 일을 그만두게 된 사정때문입니다.
청학동 자주 오시는 분은 알바생 자주 바뀌는걸 아실 겁니다.
셋에 둘은 한달이면 사장님과 싸우고 그만둡니다.
그래도 전 충성을 다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쉬는데 나오라면 한번도 군말 한적 없이 나왔고
원래 2시퇴근인데 사람없어서 마감해달라고 하면 다음날 1교시가 있어도 항상 군말 없이 마감까지 했습니다.
알바도 우습게 생각하는 경향이 좀 있으신데 쉬는 날에 아는 동생과 가게에 술먹으러 놀러 갔는데 사장님이 어디 나가신다고 저보고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빨리 일 하라고 하셨습니다. 사정이 급하면 그런 부탁을 할 수는 있지만, 사람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른건데
저는 거의 반강제적으로 같이 온 동생을 혼자 앉혀놓은 채 일했습니다. 한시간 반만에 손님이 좀 빠져서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생각해줘서
빠져나오긴 했습니다.
근데 제가 쉬는 날에, 사장님이 싫어하던 전 알바생(저랑 같이 일했던)과 같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욕먹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 알바생도 사장님과 싸우고 그만뒀었는데 같이 있었다는 사실이 마음에 안드셨나봅니다.
사람 구할때까진 일해라 그래서 그건 당연한 예의이기에 그러겠다고 했는데 바로 다음날 출근하자 마자 불러서는
야이 ㅆㅂ놈아 라는 소리 세번 듣고 갑자기 고향에 계신 어머니 생각도 나고 이런 취급받고 사는게 서러워서
그자리에서 바로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오해가 있으면 풀려고 했는데 아예 얘기가 안통해서 그냥 그만두었습니다.
글이 생각치 못하게 길어졌는데
궁극적으로 말씀드리고자 하는 바는
사장님이 손님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갑자기 울컥해서 죄송합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0 23:5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