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즐거움은 나눌 수록 커집니다
혼자 죽을 순 업숴 모두 같이 몸도 마음도 살찌워보아요
6. 광주식당
슬슬 눈치채셨겠지만 저는 지금 골목을 따라 들어가고있습니다
제가 끊임없이 논하고 있는 학사와 머피스 골목에 있습니다
저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 골목을 지나며 메뉴를 고민합니다
좀 더 쉽게는 뚱땡이 혹은 길마 건너편입니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날은 주저말고 광주식당
주 메뉴는 내마음대로 감자탕입니다
일인분에 단돈 오천원 대짜 중짜도 있어요 골라골라
친절하고 젊은 아주머니가 주문을 받습니다
깍두기와 김치는 여느 맛집처럼 식탁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깍두기와 김치를 자르다 보면 금새 감자탕이 나옵니다
수줍은 깻잎 한 장은 체하지 말라는 배려입니다
얇은 가래떡은 보통 한 개
두개 들은 날은 오늘은 왠지 운수가 좋더라니
고기가 푸짐합니다
소스는 겨자를 많이 풀어야 제맛입니다
물에서는 어쩌다가 한번씩 이상한 맛이 나지만 말하면 죄송하다고 금방 바꿔주십니다
광주식당의 미덕은 맛있는 깍두기와 후식으로 나오는 요구르트입니다
네명쯤 오면 서비스로 사이다
원래 사이다 주면 요구르트 안주시지만 주십니다
밥은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시는 훈훈함
제 친구가 가면 항상 미리 밥을 한공기 더 주십니다 고객 맞춤 경영의 좋은 예
밝은 색 옷을 입으면 앞치마 필요한지 꼭 물어봐주십니다 찬양찬양
양은 건장한 남자라도 끝까지 싹싹 비우면 원투쓰리포 배불배불
역시 저만의 원칙에 입각하여 주메뉴 이외에는 먹지 않았습니다
풍문에 따르면 갈비탕도 그럭저럭 먹을 만 하다고 합니다
제가 먹은 게 아니기 때문에 민형사상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메뉴가 더 있었던 것 같지만 화성에도 물이 흘렀었을까? 같은 흔적만 남겨져 있습니다
카드 결제도 되고 따로따로도 됩니다
나오기 전에 꼭 이쑤시개를 들고 거울을 확인해 주는 것은 현대인의 교양입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9 22:3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