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치: 참살이길 중간지점 뒷살이길 갑천하 밑 1층 전층
가격대: 우삼겹 근당 1만 2천원, 통삼겹 근당 1만 2천원, 찌개류 5천원선
자체점: 4.2/5

바로 전 엄청 길게 블라블라 썼었는데 재시닥 날라가버린 충격과 아픔에 최대한 압축해서 여백의 미와 한의 정서를 살려봅니다.

친구와 둘이서 목에 기름칠 좀 해보자고 [산적]에 갔었습니다. [肉값하는 집, 우삼겹 전문점] 이라는 선전문구에 강하게 현혹되었기 때문이죠.

호기롭게 우삼겹 한 근을 시켰더니 알바하는 여학생은 테이블도 안치우고 야채와 반찬만 들고 와서는 한참을 애타는 눈빛으로 저희 둘만 바라보고 섰더군요. 행주만 손에 들려줬으면 우리가 치웠어야 할 분위기...

과연 둘이서 다 먹을수나 있을까 싶게 '스뎅접시' 위에 넘쳐 흐를 듯이 올라있던 우삼겹은 애초의 우려를 가볍게 비웃듯이 뱃속으로 사라져가고, 통삼겹 한 근 추가! 이때 서비스로 된장찌개를 주시던 다른 서빙보시는 여자분은 '어? 계란찜 안드렸었나요?' (끝까지 말씀 안해주셨으면 나오지는지도 몰라서 못 챙겨먹을 뻔했는데 양심적이신건지;;)

된장찌개는 눈 앞에 있고 계란찜은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안 시킬 수 없던 공기밥 두 공기...

눈 앞에 당장 펼쳐진 단백질과 사투를 벌이는 사이 잠시 기억되어 있던 탄수화물덩어리는 어디론지 가버리고...

도대체 없어지긴 할까 싶던 삼겹살이 고작 세 조각 남았을 무렵 친구녀석이 빌지에 공기밥 두 공기가 체크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미 된장찌개와 계란찜은 어디로 갔는지 누구도 알지 못하는 상황인데...

취소하려 했지만 저만치서 해맑게 웃으며 공기밥 두 그릇을 소담스레 받쳐들고 다가오는 여자 알바생...

결국 삼겹살 세 조각을 둘이서 아껴가며 밥 두공기를 기름장에 비벼가며 그렇게 먹고야 말았습니다.

결론은 알바교육 좀 확실하게 시켜주시고 가격대와 양을 현재처럼만 유지해 주실 수 있다면야 아주 가성비가 뛰어난 사랑받는 고깃집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알바생 중에 중국분이 많으신지 소금, 상추, 무채 같은 기본적인 단어도 잘 모르시더군요. 포기하고 그냥 먹는게 속편하겠다 싶어서 공기밥을 기름장에 비볐습니다;;)

우삼겹은 차돌박이 비슷하던데 질기지 않고 고소하게 넘어가고, 통삼겹도 한 근에 큰 덩어리로 열 덩어리 정도 나오는데, 냉동이긴 했지만 싸구려티 안나고 가격 생각하면 감사하며 먹을 수 있는 수준이어서 지금도 가성비는 참 좋은데 그놈의 서빙이 살짝 아쉽네요. 서빙 교육이 제대로 되고 시일이 지나 어서 체계가 잡히길 바랍니다.

한줄 요약... 그날 처음 일하신다던 알바여학생이 제 타입이어서 기쁜 마음으로 어설픈 서빙을 넘어가드린 것만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