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 앞서]
연극이라는 장르는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리 공간적 제약이 있고, 실시간으로 연출해야되므로 장치의 제약이 있음.
뭐 엄청 무섭다는 영화나 이런것과 비교하자면 끝이 없으니 적당히 장르의 한계점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시고 보시면 좋습니다.
제 리뷰를 보고 실제로 연극을 보시는 분은 없는것 같다만... 그렇습니다.

[평점 및 한줄평]
8.5/10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것>과 <놀래키는 것>은 동의어가 아니다.

[장점]
(무대활용도)
연출측면에서 무대장치활용이나 표현력이 굉장히 뛰어남. 예를들면 귀신이 날아다니는 거라던지 크고작은 소품의 활용이라던지
무대를 잘게 쪼개놔서 배우들이 짧은 암전시간 내에 이동하고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음.
그렇기에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배우들이 나오고 좁은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넓게 무대를 쓰는 것 처럼 느껴짐.

(탄탄한 스토리 및 좋은 연출 구성)
스토리도 근본없이 흐르는 공포물의 느낌이 아니라 굉장히 잘 짜여있는 스토리임. 약간 상황상 말이 안되는게 보여서
찌푸리게 되는 부분은 있었지만 그래도 스토리상으론 짜임새가 다른 연극에 비해서 튼실하게 엮여있음.
옛날 사람이라면 "검은방"이라는 핸폰게임을 해보신 분이 계실텐데... 그거랑 비슷함.
프롤로그 부터 에필로그까지 이어지면서 각 인물의 비하인드와 떡밥회수까지 깔끔하게 끝남. 이걸 70분안에 다 때려박았다?
스토리 측면에서 정말 신경써서 만들었다고 봄.

연출도 귀신이 끌고가는 장면이라던지, 피가 튀는장면이라던지 이런 부분이 굉장히 실감나게 묘사되어있음.
4D체험이랄까...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일 수 있게끔 긴박함을 쪼는 장면을 만들어주고 판을 깔아주는 것도 아주 좋은 설계라고 봄.
갠적으로 공포라는 장르에서는 뭔가 하면 엿될거 같은 강한 느낌, 하지만 그럼에도 해야되던지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서 더 ㅈ되는게 예상되어서 쪼는 맛이 확 올라온다는지 해야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이 잘 설계되어있음.

한마디로 기승전결 탄탄한 스토리에 연출구성도 좋았다는 말.


[단점]
(공포에 대한 아쉬운 표현법)
그래 물론, 공포상황에 빠지면 소리를 막 지르고 빼액하고 할 수 있다. 당연하다.
귀가 아직도 먹먹할 정도로 정말 크게 소리를 질러대는건 앞자리 사람들에겐 정말 너무나 고역이었다.
예전에 모 연극수업 교수님께서 그런말씀을 하셨다. "연기라는게 감정을 담는거지 목소리 크고 소리지르는게 다가 아니다."
근데 감정을 담았다고 쳐도 목소리가 너무 크면 귀가 아파서 짜증이 난다. 더구나 소극장이지 않은가.
소리가 크게 울리는걸 감안하면, 끝자리인 나도 귀가 아픈데 1열 정중앙은 거의 귀머거리가 되지않았을까?
발로 쾅쾅거리는거, 번쩍일때 호다닥 관객앞에서 팔벌리고 있는거.
연극의 한계상 그런 놀래킴이 위주가 된다곤 하지만 너무 클리셰만 써먹는거 아닌지. 그리고 그냥 많이 놀래키는게 공포가 맞는지...
귀가 멀어버릴것만 같다 하면 그게 공포가 될순 있겠다.

(4D면 얘기를 해줘야지)
장치를 많이 사용하고 하는 건 좋다. 천덩어리가 머리를 치고 가거나 물을 튀겨서 다리에 따뜻한 물(!)이 튀기면서
피튀기는 기분을 느껴보란건 신박했다만.
안경쓰는 나는 안경에 물이 다튀고... 4D라는 안내도 없었는데 정중앙에 계신 분들은 옷에 물 다젖고
에어컨은 다른 소극장보다 쎄게틀던데 마르면서 춥겠네 싶었음.
약간 연출에만 심취한 나머지 관객이 느낄 불편함에 대해서 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않았던게 아닐까?
하필 따뜻한 물이었는데, 갠적으론 다음 대사가 "야 임마 지렸냐?" 였어서 꼭 오줌을 뿌린것 같아 기분이 안좋았음.

(너무 길어버린 서론)
서사를 너무 길게 가져감. 정작 쪼는 맛을 길게 가져갈 생각은 안하고 쓸데없이 서로 웃고 떠드는 부분이 너무 많음.
그냥 연극이었으면 뭐 그럴수도 있지 할텐데 공포연극이라고 치면... 오히려 그 부분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야 했던게 아닐까?
아니면 그 장면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있거나 해야되는데 되짚어봐도 그 장면들이 그렇게까지 비중이 있어야되는 이유를 모르겠음.

(결론)
전반적으로 공포연극을 보러가겠다 하면 추천. 상대방이 공찔이(공포영화 못보는 사람)이면 비명 꽤 지를 수 있음.
옆자리에서도 계속 비명소리 들렸음. 다만 앞자리 중블 한정으로 하는 얘기임. 뒷자석은 그렇게 안무서움.

사실 장점만 보면 점수 9점대 줘도 될거같은데 왜 8점대를 줬냐... 가장 큰 요인은 너무 귀가 아프게 연기를 한다는 점임.
무서워서가 아니라 시끄러워서 귀를 막고싶을 정도였음. 이게 생각보다 정말 크게 불편하고 기분나쁜 요소임
거기다 안경에 물튀어서 방해되었던점까지.

그러나 전반적인 스토리라던지 이런 것들이 꼭, 현실기반으로 스토리 게임 한 개 클리어 한것 처럼 되게 잘 짜여진 맛을 줬고
떡밥회수까지 완벽하게 되는 점을 고려할때 보러가는거 추천함.
둘째줄 추천.

[기타]
의자가 그냥 나무의자임. 허리아플 수 있음에 유의.
안경닦이 주머니에 넣고 가져가셈.
뭘 시키진 않고 마지막 선물 퀴즈의 답은 <꼭꼭 숨어라>, 상품은 그냥 똑같은 연극 표줌
일반 극장에 비해 생각보다 추움. 겉옷 하나 챙겨가면 좋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7 20: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