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기(정경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경을 넘나들며 여러 학교에서 연구업적을 쌓았다. 2006년 본교 경제학부 학사를 졸업하고, 2008년 본교 경제학과대학원 석사 졸업을 마친 후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로 건너가 미시경제이론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에는 영국 멘체스터 대학교에서 처음으로 교수생활을 시작했고, 서강대학교에서 조교수를 지내다가 올해 본교로 이직했다. “학부생 때 저를 가르쳐주셨던 여러 교수님들이 여전히 남아계세요. 학교 다닐 때 존경, 흠모하던 교수님들과 한 학과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제게 큰 영예입니다.” 

  조원기 교수의 관심 분야는 미시경제이론, 그 중에서도 ‘매커니즘 디자인 이론’과 ‘게임이론’이다. “미시경제이론은 ‘개별주체가 어떻게 경제 의사결정을 하는가’에 대한 학문이에요. 사람마다 선호라는 게 있고, 주어진 예산이라는 게 있잖아요. 한도 내에서 기쁨, 효용을 주는 선택을 하겠죠. 개별주체의 경제활동에 초점을 맞추는 게 미시경제 이론이에요.”

  한국에서는 생소한 ‘매커니즘 디자인 이론’은 2007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이론이다. 조 교수는 매커니즘 디자인 이론을 ‘자원분배의 한 방식을 설계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들어 ‘기숙사 방 배정 문제’도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의 과제가 될 수 있어요. ‘공정한’ 또는 ‘효율적인’ 방배정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방법을 설계해야할지 고민하는 거죠.” 앞으로 진행할 연구도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현실 속 자원 배분 문제를 계속해서 공부하고 있어요. 결국에는 ‘공정한’ 자원배분이 무엇일까라는 문제에 대해 답하고 싶어요.”

  조 교수는 이번 학기 학부에서 ‘경제수학’을, 대학원에서는 ‘미시경제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학부생 시절 수학적 엄밀함의 재미에 빠져서 미시경제를 전공으로 선택한 만큼, 그가 경제수학이라는 과목에 대해 갖는 애정은 각별하다. “사실 경제학의 많은 부분은 수학적 배경지식을 요구해요. 하지만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문과 수학만으로는 대학에서 배우는 경제학적 도구들을 커버하기 힘들죠. 따라서 경제학에서 많이 쓰이는 수학적 도구를 모아서 한꺼번에 가르치는 수업이 반드시 필요해요. 그래야 학생들이 고급과목을 들을 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바라는 태도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딱히 없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수학 숙제만큼은 매주 내고 있다. “수학은 소설책이 아니죠. 그냥 누워서 읽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직접 풀어봐야 해요. 제가 추구하는 것은 학생들이 80%만 이해할 수 있는 수업이에요. 나머지 20%는 이해 못해서 스스로 공부할 마음이 들도록 유도하는 게 목표입니다. 100% 이해시키는 강의보다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할 여지를 남겨주는 수업이 좋은 강의라고 생각해요.”

  조 교수는 매커니즘 디자인 이론에 관련된 과목 개설을 언젠가 이루고자 한다. “한국에서는 가르치는 경우가 별로 없고, 심지어 학생들이 이 과목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졸업하는 경우도 있어요. 근래에 미시경제 연구에서 매커니즘 디자인 이론에 관한 재미있는 질문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학생들이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