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성북구의회에서 우리학교 기숙사 건립 추진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문이 채택되면서 기숙사 신축 사업 진행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날 김춘례 성북구의원은 '개운산 근린공원 내 고려대학교 기숙사 건립 추진 철회 촉구 결의문'을 통해 “지역주민과 상생해야 할 고려대학교는 주민 수만 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운산 근린공원 내에 기숙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개운산 근린공원이 자연경관과 환경파괴라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개운산 근린공원을 아끼고 사랑하는 성북구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구민들의 자연휴식처이자 안식처를 빼앗는 행위”라고 밝혔다.

시설부 권진택 주임은 “기숙사 신축으로 자연이 훼손된다는 것은 오해”라며 “기숙사 건립에 대해서 긍정적인 주민들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학교 측에서는 기숙사 신축 계획을 위해 약 400명 주민의 서명을 받은 상황이다. 또한 기숙사 신축으로 자연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팜플렛을 만들어 배부할 예정이다.

우리학교는 지난 9월, 건물 6동 550실 규모의 1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신축 계획을 발표했다. 대학생 주거난 해결을 목적으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이 일부 개정되면서, 개운산 일대의 기숙사 신축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성북구 일부 주민들이 기숙사 신축에 반발하면서 계획이 지연되어 왔다.

실제로 성북구가 기숙사 건립 자체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은 없으나, 이번 결의문 채택으로 기숙사 신축 계획이 지연될 우려는 있다. 성북구를 거치지 않고는 학교 측에서 서울시에 직접 서류를 제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설부 권진택 주임은 "학교가 기숙사 신축을 취소할 계획은 없으나, 성북구청에 제출한 서류가 서울시로 넘어가지 않으면 신축 계획이 계속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성북구청이 계속해서 이러한 입장을 취한다면, 법적인 대응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최근 대학가 곳곳에서 기숙사 신축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화여대, 연세대 등 약 10여 개의 대학에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기숙사 건립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23일에는 홍익대학교가 마포구청장을 상대로 건축허가신청 불허가 처분 취소소송을 진행해 승소한 바 있다.

강은 기자(qamis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