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운동?

학기가 시작한지 어느덧 한 달째 접어들고 학교에는 꽃들이 만발했다. 이렇게 정신없이 흘러가는 3월에 일명 개나리운동이라고 불리는 운동이 매년 시작한다. 이름만 들어서는 꽃놀이인가 싶지만 개나리운동은 다름아닌 교육환경개선운동을 일컫는 말이다. 꽃 피는 봄마다 반짝 하는 운동이라고 해서 붙여진 다소 씁쓸한 별명이다. 이번 집중취재에서는 매년 3월마다 하는 교육환경개선운동이 올해는 어떤 점에서 이전의 운동과는 다른지, 2014 교육환경개선운동에서 내세우는 요구안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 요구안들의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를 다뤄보았다.

지난주 민주광장을 지나가는 학우들은 한 번쯤 교육환경개선운동을 위한 서명 부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서명운동에 참여한 학우들도 있을 것이다. 총학생회 교육복지국에 따르면 5223명의 학우들이 교육환경개선운동을 지지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2014 교육환경개선운동에 대해 우리 학우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김종인(환경생태공학부13) 학우는 “이공계라서 특히 실험환경이 열악한 것이 불만이었다”며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학교의 예산문제와 관련이 있는 만큼 실현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경(교육학과10)학우는 “매년 홍보로 인해 교육환경개선운동을 알고는 있지만 그 실효성이 얼마나 되는지는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학우들은 대체로 교육환경개선운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었다.

이전 운동들을 통해 이뤄낸 성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학우 여러분이 바라는 고려대학교’라는 슬로건을 걸고 진행된 작년 교육환경개선운동의 경우는 13대 요구안을 내세웠다. ▼장학금 확충 ▼대학평의원회 구성 ▼학내 비정규직 처우 개선 ▼근거 없는 차등책정 폐지 ▼등록금 인하 ▼수강신청 제도 개선 ▼자치공간 문제 해결 ▼핵심교양제도 개선 ▼학생 교육/복지시설 개선 ▼학사 행정 개선 ▼학생 체육시설 개선 ▼기숙사 문제해결 ▼영어강의 문제 해결이다. 학우들에게 필요한 사항들이 대부분이지만 중요한 것은 이 중 얼마나 실현됐는가 하는 것이다. 총학생회 측의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해결된 것으로는 ▼기숙사 통금 폐지 ▼핵심교양 졸업요건 축소 ▼수강신청 서버 개선 등이 있었다. 하지만 매년 학우들의 불만사항으로 거론된 등록금이나 자치공간 문제, 영어강의 문제와 같은 것들은 결국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10대 요구안은 지난 해 13대 요구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로 단지 그 범위를 축소하거나 구체화됐을 뿐이다. 작년에 해결되지 않은 요구안이 올해에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10대 요구안은 ▼등록금 심의위원회 구조개혁 ▼법인부담금 정상납부 ▼대학평의원회 설치 ▼개방형 이사제 및 추천감사제 도입 ▼전임교원 보충 ▼핵심교양 문제해결 ▼영어강의 문제해결 ▼비정규직 처우개선 ▼공간문제 해결 ▼백주년기념관 공간환수 이다.

이번 교육환경개선운동이 지난 활동과 달라진 점은 어떤 점이 있을까?

총학생회 교육복지국장 이상진 씨는 “겨울방학 때부터 단과대 회장들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10대 요구안을 정했다”며 “학우들과 함께하는 교육환경개선운동을 목표로 하는만큼 홍보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환경개선운동은 지난해보다 홍보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솜사탕을 이용해 학우들의 이목을 끌었으며, 교육의 베터리, 페이스북 동영상을 이용한 홍보등이 있었다. 그 외에도 3월 27일 교육개선 대행진을 통해 학우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이것이 단지 운동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우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게 실현돼야 비로소 교육환경개선운동이 학우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10대 요구안들의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우선 지난 총학생회 측의 교육환경개선운동 결과에 따르면 학교 측은 과학도서관 컴퓨터 교체, 수강신청 서버 개선 등의 문제들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대학평의원회 구성, 등록금 인하, 자치공간 문제 등에는 “나중에 답변을 주겠다, 고려해보겠다” 등 확답을 주지 않아왔다. 이러한 항목들이 이번 10대 요구안까지 넘어오게 된 것이다. 이번 10대 요구안 중 학우들의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된 항목들에 대해 학교는 얼마나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의견을 들어보았다.

핵심교양 과목 확충 문제의 경우 교양교육실의 한 관계자는 “총학생회 측과 이 사항에 대해서 더 논의가 필요하다”며 “추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백주년 기념관 공간 환수문제와 자치공간 부족 문제에 대해서 시설관리부 신용선 과장은 “아직 그 사항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러한 사항들이 예산문제나 다른 부서와도 연관된 것들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실현 가능성을 말해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2014교육환경개선운동도 마무리된 이 시점에 학교의 입장은 작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이번 교육환경개선운동은 작년보다는 학우들과 함께한 활동이 많았다. 하지만 단지 운동으로만 그치지 않기 위해선 사전에 학교와도 원활한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김치연 기자(cykim1112@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