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가 장학금 확충 운동으로 시끌시끌하다. 이는 지난 24일(월)에 김형남 정경대 학생회장이 학교 측에 면학 장학금 40억 확충을 요구하며 벌인 3보 1배 운동으로 시작됐다. 이어 26일(수)엔 3보 1배를 진행했던 김형남 정경대학 학생회장 뿐 아니라 윤주양 사범대 학생회장, 조명아 문과대 학생회장, 이나영 국제학부 학생회장이 함께 ‘면학장학금 40억 약속 이행 요구 고려대 학생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교내 장학금 확충은 올 1월 우리학교가 등록금 2% 인하를 결정했을 때 함께 제시한 방안이다. 당시 등록금심의위원회는 실질 등록금 2% 인하 뿐 아니라 교내 장학금 40억원 확충을 통해 실질적으로 5% 이상의 등록금 인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단과대 학생회장을 비롯해 면학장학금 촉구를 요구하는 학우들은 학교가 확충한 40억 규모의 장학금이 사실상 외부장학금과 국가장학금에 기반한 것이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이미 국가장학금과 외부장학금을 포함해서는 기존에 약속한 40억 규모의 장학금을 확충해 문제가 없으며, 약속을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분명 학교에서 교내장학금 40억원 확충의 안을 내 놓은 배경에는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지나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경제적 취약계층의 학우들을 더 배려하겠다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김형남 정대회장이 “정권이 바뀌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국가장학금 정책에 기대기보다 안정적으로 교내 장학금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말했듯, 외부 재정을 기반으로 확충된 장학금은 학교 스스로가 노력하여 얻은 장학금이 아니라는 비판을 받을 만 하다.

장학금 확충운동을 지켜보며 유념해야 할 부분 중 또 하나는 당시 등록금심의위원회의 합의안 내용은 등록금 2% 인하와 ‘교내’장학금 40억원 확충 이라는 점이다. 확충 금액 대부분을 외부·국가장학금으로 확보한 학교 측도 문제라고 볼 수 있겠으나 40억 전액을 면학장학금으로 간주하고 ‘면학’장학금 40억 확충이라는 슬로건을 강조하는 일부 단과대학생회장들의 행보 역시 학우들에게 합의 내용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장학금 확충을 요구하는 운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10월 4일(목)과 5일(금)에는 이공계 캠퍼스에서 선전전을 벌어지고, 10월 6일(토)에 열릴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는 '등록금심의위원회 합의안 이행 촉구, 장학금 40억 확충 약속 이행 요구 결의안'이 기타 안건으로 올라 논의될 예정이다.

요즘 단과대 회장들의 행보는 학우들에게 등록금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지난 기자회견에서 단과대 학생회장들은 ‘등록금문제는 학생의 권리에 대한 문제이므로 학교에서 장학금 약속을 지키지 않은 이번 사태는 모든 학우들에게 있어 중요한 논쟁거리가 돼야 한다’ 고 말한 바 있다. 우리는 어느새 부턴가 우리 모두의 문제인 등록금 문제를 남일 보듯 보진 않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이다.

작성자 : 이슬(dew11@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