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퍼센트에 맞선 <99%의 역습> 선본
정후보 김지윤(사회학 03), 부후보 소민호(국어교육 05) 인터뷰

Q. 43대, 44대 총학생회에 대해 평가해 보자면?

김지윤 : 43대 총학생회는 그 이름이 '소통시대'였는데도 불구하고 당시 고대신문 설문조사 결과 72%의 학우들이 '총학생회와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바 있다. 설문조사에서 43대 총학이 가장 미흡한 부분으로는 '등록금 문제'가 꼽혔는데, 학우들의 진정한 어려움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 부족하진 않았는지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임기 말에는 학우들의 신상정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등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릴만한 모습을 보여줬다. 44대 총학생회는 나름대로 등록금 문제에 대해 노력하기도 했으나 이후에 흐지부지 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이 거리에서 벌였던 등록금 투쟁이 얼마나 열의 있었는지, 얼마나 학우들의 의견과 함께 했던 것인지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44대 총학은 타협하지 않아야 할 부분에서 타협하고, 타협해야 할 부분에서 타협하지 않았기에 소통부재의 이미지가 생겼다고 본다.

Q.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소민호 : 다른 선본들의 선거운동을 보면서 노래나 율동 등 선본들 교육을 참 잘 시켰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보다 학우들의 힘든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학우들과 많은 대화를 하는 선본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선본들에 비해 신문(리플렛) 등을 많이 발행하고 내용도 알차게 구성하려고 노력했다.

김지윤 : 총학 선거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의 경연장이 아닌 토론과 논쟁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의 견해를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스펙으로 한줄 채우기 위해 출마한 후보가 아닌 진정성있는 후보가 되고 싶었다.

Q.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선본, 다른 선본의 공약 중 좋은 공약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소민호 : 개인적으로 <진짜고대>선본을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른 선본의 경우엔 딱히 겹치는 공약은 없기 때문이다. 사실 소위 비운동권 선본이라 불리는 <고대랑> 이나 <고대공감대>와 표가 그리 겹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진짜고대> 선본과 어떻게 차별화 하느냐에 우리 선본이 중요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김지윤 : <고대랑> 선본의 '면학장학금 사유서 폐지', '법대 후문 가로등 설치' 등 안전문제에 대한 공약등이 좋았다. 만약 당선된다면 이러한 공약들은 추진할 생각이다. '핸드폰 무료충전'도 사소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라고 느꼈다.

소민호 : <진짜고대>선본의 '하나스퀘어 공기의 질 개선' 공약도 인상깊다. 하나스퀘어에 갔을 때 마다 느꼈던 점인데 공약을 보면서 '참 학우들이 불편한 부분을 잘 잡아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Q. 그렇다면, 소위말하는 같은 운동권 후보 <진짜고대> 선본과 차별화 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소민호 : <진짜고대>는 44대 총학의 좋은 점을 계승, 발전 해서 출마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과연 좋은 점만 계승할지 의문이다. <진짜고대> 선본은 44대 총학의 잘못된 점에 대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넘겨버리려는 자세가 종종 보이고 있다. 어제(25일) 있었던 후보자 토론회에서도 점거농성 철회 부분에 대해서 '어쩔수 없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총학생회는 상황에 따라 타협하기보다 일관된 자세로 행동하고 실천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지윤 : <진짜고대>선본의 공약을 살펴보면서 학교 안에서의 활동에 대한 내용이 비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값등록금'에 대해서 한 대련과 함께하는 등록금 투쟁이나, 대선과 총선에서 반값등록금 관련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내용 등은 굉장히 크게 다루고 있으면서 학교 안에서의 활동은 등록금심위위원회에 대한 내용 외엔 없다. 우리 선본은 등록금과 관련하여 대외적 정책 못지않게 학교 내 정책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생각한다.

Q. 많은 학우들이 정후보 김지윤씨의 2006년 출교 경력에 대해 관심이 많다. 당시 복학 판결은 출교조치의 절차상 하자 때문으로 알려져 있는데, 홍보 리플렛에는 마치 당시 행동이 옳았기 때문에 복학된 것처럼 쓰여져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지윤 : 판결문을 보면, 출교조치의 절차상 하자가 복학 판결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판결문엔 시위를 불러온 학교 관계자들의 고압적인 태도가 문제가 됐으며, 출교생들이 법적으로 감금이라 부를만 한 행위를 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내용이 명시돼있다. 오히려 의대생 성추챙 가해자 출교 요구 과정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2006년 출교 관련 소송에 대해 '절차상의 하자에 의한 패소'로 그 이유를 한정지으려는 모습을 많이 봤다. 복학판결을 단순히 절차상의 하자를 때문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Q. 반성폭력연대회의의 공동공약을 총학생회 선본중 유일하게 수용하지 않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지윤 : 반성폭력 관련 규약이 토론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미 만들어진 문건에 싸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관련 규약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토론의 과정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미 만들어진 규약을 함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또 공동공약에 '반성폭력 의무교육' 이 있는데, 오히려 의무교육은 경직된 도덕주의적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았다.

Q. 안암캠퍼스로의 소속변경 등 보과대 관련 문제에 대한 입장은?

김지윤 : 보과대 학생들의 소속이전 문제에 대해 지지하고 있다. 의료원 소속이기 때문에 보과대 학생들이 장학금 등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만나본 보과대 학우들은 '총학생회조차 우리를 소외시키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보과대 문제를 보과대 만의 문제로 단정짓기 보다, 총학생회 차원에서 다른 단과대에서 도움을 이끌어 낼 부분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과대 학생회 차원에서 학교당국과 대화를 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에 있어서 총학에서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Q. 44대 총학은 한대련과의 지나친 연대로 학우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한 대련과의 연대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김지윤 : 한대련에서 탈퇴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대련 내에서 비판적 활동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한 대련이 반값등록금이나 반값생활비, 청년실업 등의 문제에 대해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은 것은 의미있는 활동이었다. 하지만 한 대련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 총학이 한 대련 내부에서 비판적으로 논쟁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44대 총학은 이런 부분에 대해 부족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비판받았다고 생각한다.

Q. 다른 선본들은 어플 제작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우들과 소통 문제는 어떻게 할 생각인지?

김지윤 : 학생회 어플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고대 내에 정통대 안을 비롯해서 어플 제작 동아리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곳들을 통해서 어플 제작이 가능한지 알아보려고 한다. 요즘 SNS 사용자가 많은데, 이것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총학생회의 정책을 알리고 학우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으리라 본다. 우리 선본의 강점이라면 오프라인 소통에 대해 소홀히 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강의실, 과반실, 휴게공간 등을 수시로 방문하고 학우분들과 대화를 이끌어 내고자 노력할 것이다. 문대학생회장 활동을 할 때 학생회 활동 보고 신문을 발행하고, 한달에 한번 학생회비 활동 내역을 공개하는 등의 활동을 했었다. 이런 활동들은 총학생회장에 당선 된다고 해도 계속 해나가고 싶다.

Q. 자취, 하숙생들이 많은 정문앞 재개발은 학생들의 생활비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김지윤 : 정문앞의 무분별한 개발에 대해선 반대한다. 물론 시설 낙후로 인해 안전문제가 있다고는 들었다. 시설 정비나 가로등 설치 등 안전문제에 대한 보완은 필요하겠으나, 어디까지나 기존 주민들과 학생들의 주거권 및 생존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용산참사와 같은 사태가 우려되기도 한다. 주민과 학생이 상생할 수 있는 '캠퍼스 타운'과 같은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또 생활비 부분에 있어서 기숙사의 증설과 민자기숙사의 직영화도 중요한 부분이다. 지금의 민자기숙사 형태는 오히려 주변 방값을 올린다는 비판을 받을 만큼 기숙사비가 비싼데, 좀 더 저렴한 기숙사를 지을 필요가 있다.

Q. 총학생회의 사회참여, 어디까지 옳다고 생각하나?
 

소민호 : 총학생회는 스스로의 철학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토론회 등의 자리를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데 있어서 소홀해서는 안된다. 2만 학우의 의견이 모두 다 같을 순 없기 때문에, 사회참여를 원하는 학우도 있고 원하지 않는 학우도 있기 마련이다. 두 가지 의견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사회참여를 통해 학생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면 총학이 사회참여를 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김지윤 : 학우들이 사회참여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총학이 학교 안 학생들의 삶에 무관심하면서 대외적 문제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외부 단체와 연대해서 투쟁하는 것은 함께 어디까지나 그 방법이 학생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참여라는 것이 학우들의 권리를 신장시키기 위한 한 가지 방안이기 때문에 총학은 늘 학우들과의 대화를 잊지 않아야 한다. 듣기만 하는 학생회, 말하기만 하는 학생회는 모두 지양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원칙과 신념은 가지고 있되, 타협할 수 있는 부분과 타협하지 말아야 할 부분을 잘 구분하는 총학을 지향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지윤 : 애기능 학우들은 '운동권이든 비권이든 어떤 총학이 당선돼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 고 말한다. 많은 선본들이 애기능 관련 공약을 내세우지만, 막상 당선 후에는 몇 번의 기자회견이나 반짝 정책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제대로 활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우들이 학생사회나 총학에 대한 불신이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많은 학우들이 운동권 총학은 '우리들의 문제에 관심이 없다' 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고 싶다. 만약 당선된다면, 학우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실천을 통해 학우들의 지지를 얻는 총학이 될 것이다. 이번 선거는 말잔치가 아닌 실천과 활동에 대한 논의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

소민호 : 운동권이 가지고 있는 견해를 솔직하게 표방하고자 한다. 운동권의 이미지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학우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당선이 된다면 운동권 학생회도 얼마든지 학우들과 소통하고, 함께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

작성자 : 이슬, dew11@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