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BS선거특집] 민족고대 제45대 총학생회 선거 선본별 공약분석

 
요즘 우리학교 45대 총학생회 선거가 한창이다. 학교 곳곳에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선거운동 중인 선본들이 눈에 띄곤 한다. 이번 집중 취재 에서는 ‘민족고대 제 45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선본별 특징과 주요 공약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에는 중선관위에서 지정한 기호 순으로 ‘고대랑’, ‘1%에 맞선 99%의 역습’, ‘진짜고대’, ‘고대공감대’의 총 4개 선본이 출마했다. 학내 커뮤니티 고파스의 운영자 ‘고펑’ 박종찬 후보나 광우병 촛불 정국 당시 ‘고대녀’로 알려진 김지윤 후보 등 화제의 인물들이 정후보로 출마함에 따라 선거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도 비교적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기호1 ‘고대랑’ : 정후보 남기훈(의과대 08) 부후보 조광희(생명대 09)

 
올해 정후보 남기훈 씨는 의과대 학생회장, 부후보 조광희 씨는 생명과학대 학생회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고대랑’ 선본은 등록금 및 장학금 문제에 대한 현실성 있는 접근과 학생들에게 와 닿는 복지정책을 표방한다.

 
이 선본의 주요 공약으로는 ‘꿈나눔 가게’의 설치와 ‘에코장학금’ 등 등록금 및 장학금 문제에 대한 색다른 대책과 ‘면학장학금 제도의 개선’을 들 수 있다. 먼저 ‘꿈나눔 가게’란 학생들에 의해 구매 및 운영되는 생활용품과 커피, 식사 등을 비교적 값싸게 제공하는 곳이다. 이는 단순한 생활비의 절감 뿐 아니라 대학생들 스스로가 소비문제에 능동적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코장학금’은 학내 건물의 수도세 및 전기세 등 관리요금을 절약하여 이를 장학금으로 환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꿈나눔 가게’의 경우 앞서 열렸던 공청회나 토론회에서 제기됐듯 44대 총학생회가 반값생활비 운동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학생활협동조합’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대학생활협동조합은 현재 연세대, 경희대 등 전국 22개 대학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학생들을 포함한 학교 구성원들이 출자금을 내고 이를 통해 학내 복지 및 편의시설을 운영하는 형태다. 이러한 '대학생협'의 추진은 기호3번 ‘진짜고대’선본의 공약이기도 하다. 이에 ‘고대랑’ 선본 측은 ‘꿈나눔 가게’는 ‘대학생협’과 달리 ‘사회적 기업’의 형태로 별도의 출자금 등이 필요한 제도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면학장학금의 경우, ‘고대랑’선본은 신청한 학우들의 가계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여 면학장학금에 대한 가계소득별 자동 시스템을 구축하고, 면학장학금 신청 시 그 필요성이 모호한 사유서 제도를 폐지하고자 한다. 실제, 우리학교 학생지원부에 문의해 본 결과 학생지원부 역시 면학장학금 신청 사유서의 필요성에 대해 문제를 느끼고 그 폐지를 고려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고대랑’ 선본의 홍보 리플렛에 쓰인 면학장학금 사유서에 대한 설명에는 다소 과장이 있어 보인다. 리플렛에는 장학금 내역에 사유서까지 자동으로 실리는 것처럼 명시돼 있으나 학생지원부 확인 결과 장학금 명칭이 실릴 수는 있어도, 홍보물의 내용처럼 사유서까지 함께 실리진 않는다.

▼ 기호2 ‘1%에 맞선 99%의 역습’ : 정후보 김지윤(문대 03) 부후보 소민호(사범 05)

 
이 선본은 선본명에서 알 수 있듯이 99%를 위한, 즉 상위 1%가 아닌 사람들을 위한 대학과 사회를 위한 행동과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후보들의 사회 참여 경력 역시 두드러진다. 정후보 김지윤씨의 경우 2006년 고려대 병설 보건대 차별 항의시위 및 교수감금으로 출교된 이후 2008년에 복학한 전력이 있다. 같은 해 광우병 관련 촛불 시위에 참여해 ‘고대녀’로 외부 언론에 알려지기도 했으며, 올해 문과대 학생회장으로 활동할 때에는 의대생 성추행사건이 발생하자 가해자 출교 요구 서명운동을 추진했다. 부후보 소민호씨 역시 의대생 성추행 출교 요구운동에 참가하고 반값등록금 행동 사범대 실천단으로 활동한 바 있다.

 
공약적인 측면에서도 ‘한미 FTA 폐기’,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청소노동자들과 연대’ 등 다른 선본들에 비해 사회 참여적 내용이 많은 편이다. ‘1%에 맞선 99%의 역습’선본은 ‘반값등록금’, ‘계열별 등록금 차등책정제 폐지’, ‘학내 자치공간의 확대’에서부터 ‘여성권리신장 운동’ 등 매우 다양한 공약을 내걸고 있다. 실현가능성보다 철학과 원칙을 중요시 하는 선본이기는 하나, 대부분 학교와 사회에 요구하고 투쟁하는 내용의 공약들이 많아 그 실현가능성에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사회 문제에 대한 공약들은 우리학교 총학생회의 힘 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것인 만큼 ‘어떻게 요구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좀 더 필요해 보인다.

 
▼ 기호3 ‘진짜고대’ : 정후보 윤기성(공대 09) 부후보 양나리(사범 08)

 
이 선본은 현재 44대 총학생회 ‘후마니타스’와 비슷한 색깔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정후보 윤기성 씨는 44대 총학생회 ‘애기능이 주도하는 가을 프로젝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 바 있다. 부후보 사범대 가정교육 08학번 양나리씨는 최근 수시모집 수험생을 대상으로 무릎담요 판매를 한 UI 패션 디자인 학회 'Sleek&Slender' 의 학회장을 맡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진짜고대’선본은 44대 총학과 마찬가지로 한대련과의 연계를 통한 반값등록금 실현을 목표로 한다. 2012년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로드맵 역시 제공하고 있는데, 사실상 이 로드맵은 총학생회 차원의 반값등록금 실천 대책을 제시하기보다 총선이나 대선 등 기성 정치인들의 활동을 통한 반값등록금의 추진을 계획한다는 점에서 그 한계점을 드러낸다. 또한 이 선본은 44대 총학생회 ‘반값생활비운동본부’가 추진했던 ‘대학생협’의 건설 또한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진짜고대’선본은 ‘재능기부활동’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기존의 막연한 대학생 사회봉사 활동보다 진화된 프로그램으로서 학교당국과의 협의 하에 ‘재능기부 학점제’를 추진하고 서울시청, 성북구청과 연계하여 행정적인 지원 또한 받을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기호4 ‘고대공감대’ : 정후보 박종찬(생명 00) 부후보 정연기(공대 06)

 
‘고대공감대’ 선본의 정후보 박종찬씨는 학내커뮤니티 ‘고파스’의 창시자, 일명 ‘고펑’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한편 부후보는 정연기 씨는 2007년 공과대학 최적반 학생회를 재건하고 2008년 공대학생회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 선본은 지난 40대 총학생회 ‘고대공감대’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실제로 ‘고대공감대’선본의 정후보, 부후보 모두 지난 40대 총학생회 시절 온라인사업국장 및 공대학생회장을 지낸 바 있다. 이 선본의 공약 곳곳에서도 지난 ‘고대공감대’ 총학생회의 활동 흔적이 보인다. 전국 하나은행의 ATM수수료 무료, 고대생 멤버십 카드 ‘청춘’, 안암골 택리지 편찬, 대동복지도 편찬 등 많은 공약들이 실제로 지난 ‘고대공감대’ 총학생회의 활동에 기반하여 이를 확장시키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종찬 정후보가 직접 제작하는 총학생회 어플리케이션 관련 공약도 돋보인다. 총학생회 어플을 이용하여 학우들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총학생회 정책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밖에도 중앙광장 입구와 과학도서관 후문에 흡연자들을 위한 흡연 부스를 시범설치 하겠다는 공약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 공약은 총학생회비가 아닌 학교 예산을 통해 추진될 예정이어서 그 실현가능성에 대해 다소 의문이 제기된다. 문의해본 결과 우리학교 예산조정팀 박정기 팀장은 “과연 흡연부스가 예산상 우선순위에 배정될 만큼 필요한 정책인지 의문이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고대공감대’ 선본은 우선 학교측에 예산 지원을 요구한 뒤 학교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 KT&G 나 흡연부스 판매업체에 흡연부스 설치에 대한 후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흔히들 이번 선거를 2개의 운동권 선본 대 2개의 비운동권 선본의 대결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같은 노선을 취하는 듯 보이는 선본들도 그 색깔이나 공약의 성격이 조금씩 다른 것이 사실이다. 이번 45대 총학생회 선거에서 선본들이 네거티브 없는 공약중심의 건전한 선거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공약에 대한 학우들의 꼼꼼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이번 집중취재 시간에 살펴본 내용들이 학우들의 소중한 투표권 행사에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작성자 : 이슬, dew11@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