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캠퍼스의 6개 단과대와 과반에는 방학동안 학생회가 아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들어섰다. 비대위는 11월선거가 무산되면 구성되는 기구로, 보궐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 학생회의 업무를 대신한다. 하지만 비대위는 학생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문과대, 미디어학부, 국제학부 등 3개 단과대와 역사교육과, 불어불문학과, 행정학과 등 3개 과반에서 비대위가 구성됐다. 학생회장 후보자로 등록한 사람이 없어 선거가 무산된 결과다.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는 두 선본이 출마했지만 자격 조건 등에 대한 회칙을 적용하는 것에 선본간의 의견차가 있어 선거가 무산됐다. 대부분의 비대위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로 전환됐고, 국제학부의 경우 비대위가 선관위 업무를 겸하고 있다.

비대위는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의결권이 없으며 학생회의 이름으로 활동할 수 없는 제약을 받는다. 윤여상 국제학부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적인 절차로 뽑힌 대표자가 아니었기에 학생들의 입장과 생각을 온전히 표명하는 것에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학기 초에 진행돼야할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기도 했다. 문과대의 경우 보궐선거를 위해 비대위가 선관위로 전환되며 사업을 진행할 주체가 없어 사물함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주완(문과대 영문13) 씨는 “학기가 시작됐지만 사물함을 배정받지 못해 무거운 전공책을 들고 다녀야 해 불편하다”고 말했다.

2015년에도 문과대, 정보대 등 2개 단과대와 중어중문학과, 보건행정학과, 행정학과 등 3개 과반에서 비대위가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선거가 계속 무산되는 이유를 학생자치에 관심이 줄어든 사회의 흐름으로 여긴다. 문현 전 미디어학부 비상대책위원장은 “사회문제에 뚜렷한 입장을 밝혀야 했던 과거에는 학생회가 중요했지만 취직과 같이 자신이 직면한 문제 때문에 학생회와 학생자치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학생회가 없는 단과대와 과반은 현재 보궐선거가 완료됐거나 진행될 예정이다. 역사교육과,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불어불문학과는 보궐선거로 학생회장이 선출됐다. 문과대는 14일, 15일 후보자 등록기간을 거쳐 23일과 24일 양일간 투표가 진행되며 행정학과는 24일에 예정된 선거총회를 통해 선거일정을 확정한다. 국제학부는 13일까지 후보자 등록기간이며 22일과 23일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11일까지 후보자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심기문 기자  simsimi@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7 17:4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