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단과대 학생회의 임기가 이미 마무리된 곳이 많은 11월 초입니다. 대부분의 단과대가 선거공고를 낸 이 시점에 불편한 이야기를 하게 되어 저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속으로 삭이며 넘기기엔 문제가 너무 심각한 것 같아 이렇게라도 연락을 드립니다.

지난 10월 17일에는 민족고대 학생사회의 현안을 함께 모여 논의하는 하반기 전체 학생 대표자 회의(이하 전학대회)가 열렸습니다. 원래 10월 11일에 열리기로 하였던 것인데, 정족수 부족으로 한 번 무산이 된 이후에 다시 열리게 된 것이었습니다. (전학대회 성사와 관련한 문제들은 법대 학생회장님이 이미 지적해 주셨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 http://www.koreapas.net/bbs/view.php?id=chad&no=493 참조)

전학대회에서는 증빙서류 미비로 통과되지 못한 총학생회와 응원단 예결산안을 제외한 각 단위 예결산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예결산안이 통과되었다는 것은 총학생회가 각 단위에 학생회비를 지급해 줌으로써, 각 단위에서 학우들이 낸 학생회비를 집행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 됩니다.

하지만 정말 어이가 없게도 전학대회가 끝난 지 정확히 16일이 지난 오늘까지도 총학생회는 학생회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10월 25일, 총학생회장은 각 단과대 학생회장들에게 문자를 보내 다음 주 초(10월 마지막 주 초)까지 학생회비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때도 이미 학생회비 지급이 많이 늦은 시점이었지만, 그 약속을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생회비 지급은 차일피일 미루어졌고,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자 총학생회 사무국장 등에게 연락을 해 보았으나 전혀 연락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1년 내내 총학생회 사무국장님이 연락을 받으신 적이 단 한 차례라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적인 일도 아니고, 공적인 사안으로 문의를 드린 것인데 그리 쉽게 문자와 전화를 씹으실 수 있으신지요...)

총학생회가 학생회비를 지급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2학기 사업은 이미 집행부들이 낸 빚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생회비를 빨리 지급해 달라고 지금까지 도대체 몇 번 이야기를 드린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이과대뿐만 아니라 모든 단과대가 지금 마찬가지입니다. 임기가 다 끝난 단과대도 여러 곳이지만, 총학생회가 학생회비를 지급하지 않아 결산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학생회비가 임기가 다 끝난 시점까지 지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은 결코 가벼운 상황이 아닙니다. 학생회비를 낸 학우들에게 학생회비가 쓰일 수 없도록 만드는, 학우들을 기만하는 처사입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약속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단과대 학생회를 무시하는 행동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총학생회는 예결산안이 통과되기도 전인 9월 초부터 2학기 학생회비 중 총학생회 몫 5천만 원 가량을 받아 사업을 집행하고 있지 않나요? 왜 단과대 학생회는 예결산안도 통과되고 임기도 다 끝나가는 마당에 사업 집행조차 못하게 만드십니까?

부디 총학생회는 학우들이 낸 학생회비를 빠른 시일 내에 각 단위에 지급하여, 학생회비가 학우들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학생사회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원칙들부터 지켜야 학우들의 학생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짜 진심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2008년 11월 2일 이과대 사무국장 박재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