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사립대인 고려대,연세대 총학생회가 모여 등록금 및 사립대 정부 지원에 대한 총학생회의 요구 밝혀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의 총학생회는 12월 15일 오후 3시 연세대학교 민중 광장에 모였다. 학생들은 사립대학교 등록금 문제와 사립대학교에 대한 정부 지원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의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행보는 이전과는 달라 눈에 띄었다. 주요 사립대학교가 함께 ‘연대’하여 한 목소리를 냈다는 점, 그리고 이전처럼 ‘학교’만을 상대로 이야기하기 보다는 학교와 동시에 ‘정부’를 상대로 하여 이야기했다는 점, 그리고 실제로 대선을 앞두고 현 대통령 후보들의 입장을 밝혀 지속적으로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했다는 점이 그에 해당한다.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이 정부의 턱없이 부족한 재정적 지원에 있음을 근거로, 사립대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 확대를 주장했다. 실제로 그들이 현 대선후보들에게 보낸 사립대 재정 지원에 관한 질의서와 그에 대한 후보들의 답변을 발표하여 실질적인 영향력과 요구를 피력했다. 또한 학교 교육 질의 개선과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의 기부금 유치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았고, 이는 정부의 세제 개편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월적립금 상한 제도를 설정하여 일정금액 이상의 이월적립금은 교육발전기금으로 사용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요구했다.

나아가, 그들은 등록금에 대한 대학의 책임과 의무도 명확히 했는데, 그들은 등록금을 결정할 수 있는 기구인 등록금 책정 심의 위원회를 보장하여 각 주체가 평등한 입장에서 협상하고 대화하여, 의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은 장단기 발전계획에 따라 철저히 예산을 편성하고,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 많은 대학교와 연대하여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등록금 문제와 정부 지원에 관한 행보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단순히 등록금 문제를 학교를 대상으로 협상 혹은 투쟁으로 해결하기보다 학교 밖으로 나와 학교와 동시에 정부를 대상으로 함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성명서 전문

17대 대선후보를 향한, 차기 정부를 향한

사립대학교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고려대·연세대학교 총학생회의 성명서

정수환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현재 대선을 불과 5일 앞둔 상황에서 각 후보들에 관한 국민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이번 17대 대선구도의 초점은 아쉽게도 정책적인 측면이 아닌 한 후보의 진실성여부에 맞춰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연세대와 고려대학교를 비롯한 사립대학교의 총학생회들은 각 후보들의 고등교육정책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의무가 있다. 대한민국 대학교의 등록금은 매해 높은 상승률로 인상되고 있고, 이로 인해 적지 않은 학생들은 높은 등록금으로 학교를 쉬거나, 생활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대학의 문제가 아니고 또한 한 대학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겪는 문제라는 것에 입각하여 각 대학교에서도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야하지만, 나아가 정부 차원에서 대학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성치훈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 이에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차기 정부에 다음과 같은 4가지 사안을 요청한다. 첫째로 차기 정부는 앞으로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GDP대비 고등교육비 공부담비율을 1%수준까지 올려줄 것을 요청한다. 우리나라 정부의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사립대학교의 국고 보조금은 2002년 4.0%에서 2005년 1.5%로 점차 감소하고 있고 이는 OECD국가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적은 수치이다. 2006년 대학재정지원액은 22.7%로 OECD 평균 78.1%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정부는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학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대학을 위한 지원에는 인색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총학생회는 진정한 대학의 장기적 발전과 교육 여건의 개선을 위해서 정부의 사립대학에 대한 국고지원을 높여줄 것을 요청한다.

박종찬 고려대학교 부총학생회장 : 둘째, 차기정부는 앞으로 사립대학에 유연한 정책을 펼쳐 대학의 기부금 유치를 위한 세제 개편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 현재 정부는 사립대에 기부되고 있는 기금에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는 대학의 기부금 유치에 어려움을 주며, 결국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중순 사립대 총장들이 모여 세제 변경을 요구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사실상 개선된 것이 없는 만큼, 사립대 총학생회가 힘을 모아 학생들을 대표로 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정부의 규제는 평준화 정책에 기인하는 바가 크지만 인적자원의 효율성이 낮은 상태에서 이를 풀지 않으면 새로운 정책방향을 세우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차기 정부는 사립대학교에도 국립대 수준으로 세제 해택을 줌으로써 사립대학의 재정 마련을 용이케 해야 한다.

조을선 연세대학교 부총학생회장 : 셋째, 차기정부는 앞으로 각 대학들의 등록금 결정기구인 등록금 책정 위원회에 학생, 교수, 교직원이 모두 참여하여, 각 주체가 평등한 입장에서 협상하고 대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연세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는 책정위원회에 교수들이 참여하지 않아 의결의 성격이 없고, 그나마 학생과 학교 측과의 협상도 대화가 아닌 학교로부터의 일방적 통보밖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사립대학교 총학생회는 차기 정부에서 등록금을 결정할 수 있는 기구인 등록금 책정 심의 위원회를 보장하고, 세 주체가 오롯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평등한 위치에서 협상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한다.

정수환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마지막으로 차기 정부는 각 대학에서 장단기 발전계획에 따라 철저히 예산을 편성하고,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공개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한다. 사실상 현 사립대학교들은 뻥튀기 예산편성으로 학생들로부터 부당하게 등록금을 징수해왔다. 이는 학내 구성원들이 쉽게 예결산 항목을 알고,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어나온 바이다. 실제로 여러보도 자료에 나타난 대학들의 예산과 결산액을 보면 그 차액이 수십억원에 이른다. 따라서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차기 정부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예결산 내용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남는 차액은 교육비로 환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줄 것을 요청한다.

성치훈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 지금까지 차기정부에 대한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의 요구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저희는 이 4가지 요구안과 관련된 8가지의 질문을 17대 대선후보들에게 보내어 답변을 받았습니다. 질문에 맞추어 답변해 준 후보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거나 아예 답변을 주지 않은 후보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사회의 한 구성원인 대학생들이 가장 현실적으로 느끼고 있는 이러한 사안에 대하여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합니다. 각 후보들의 답변에 대한 평가는 전국의 수백만 대학생들이 해줄 것입니다. 저희는 대선이 끝난 후에도 전국의 다른 대학 총학생회들과 함께, 나아가 대학의 총장님들과 함께 차기정부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를 진행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오늘의 이 성명서를 각 대선후보들에게 보내어 차기정부의 운영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할 것입니다.

2007년 12월 14일

고려대학교 41대 총학생회, 연세대학교 45대 총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