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역사를 승리로 만드는 것은,

-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 승리의 역사를 위한 고민과 실천은 여전히 필요하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투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희미해져 가는 가운데 기억해야 할 빛나는 것들이 있다. 1980년 5월의 광주. 우리는 그 40년 전 의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그날의 광주(光州)가 제 한 몸 바쳐 환하게 ‘비추려던 것’은 무엇이었나?

잊지 말아야 하노라 말하면서도 정작 ‘왜 잊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기억한다 한들 바퀴 없는 자동차를 굴리는 것일지 모른다. 권력을 감시하는 두 눈을 부릅뜨지 않으면, 민주주의의 퇴행은 언제든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 사회의 부조리에 저항하지 않고 침묵한다면, 과거의 잘못된 역사는 언제든 그 모습을 달리해 다시 태어나기 마련이다.

광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피해자가 여전히 고통받는 한, 진실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는 한, 그 리고 우리 사회에 완전하고도 퇴행 없을 민주주의를 정착시키지 않는 한, 광주는 끝날 수 없다. 정 치적 민주화뿐만 아니라 일상 속의 ‘실질적 민주주의’가 이뤄질 때까지, 광주를 끝내서도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의 저항정신은 결코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 우리는 패배하지만,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다.”-윤상원 열사의 외침은 현실이 되었다. 시대의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이를 실천으로 보여준 광주의 저항정신은 잔혹하 고 처참한 잿빛의 시대적 상황 가운데에서도 광주(光州)를 빛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4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마주한 시대는 여전히 밝지만은 않다.

민주열사들의 투쟁과 희생으로 만들어진 오늘날의 우리 사회가 ‘완전히’ 안녕한가를 물어야 할 때이다. 우리의 사회는, 경제는, 문화는 완전히 민주화되었다 자신할 수 있는가? 오늘날 우리가 쏘 아야 하는 민주화의 화살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지난날의 피와 함성이 있었기에 국가의 민주주의는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지만, 여전히 우리의 일상생활 속 수많은 미시 권력들은 끊임없이 누군가를 억압하고 분노하게 만든다. 다양한 정체성과 지위를 가진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스며든 권력을 극복하고, 당신과 나 사이에 발생하는 수직적 차이가 가로막고 있는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서 우리는 광주의 저항정신을 이어나가야 한다. 시대의 어둠을 비추는 등불이 되기 위한 우리들의 외침은 끊이지 않아야 하며, 여기저기 흩뿌려진 파편이 된 우리는 연대를 통해 다시 하나 되어야 한다. 광주가 그랬듯, 어느 영웅적인 한 사람의 존재를 기대하기보다는 서로의 손을 잡아야 한다.

오월 광주의 정신은 우리가 살아 숨 쉬는 한, 계속되어야 한다. 역사라는 거름이 만들어 준 토양 에 편안하게 머물러만 있는다면, 뿌려진 씨앗의 싹을 틔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꽃은 절대로 피어날 수 없다. ‘내일의 역사를 승리자로 만드는 것’은 역사 그 자체도, 흘러가는 시간도 아닌, 부 조리에 눈감지 않고 행동할 준비가 되어있는 ‘우리’에게 달려있을 뿐이다.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학생회 인권연대국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학생회 청년정치국



게시물 담당자: 문과대학 집행위원회 인권연대국장 정지연
게시물 책임자: 문과대학 집행위원회 인권연대국장 정지연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0 09:3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