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한 등록금 심의위원회입니까?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는 등록금을 책정하기 위해 학교 측 위원 6명과 학생 측 위원 6명, 그리고 회계사 1명이 모여 매해 1월마다 협상하는 테이블입니다. 1월 8일 제1차 등심위에서 학생 대표들은 회의록 공개 원칙과 회의 녹화를 약속받았으며, 이후 일정을 논의했습니다. 15일 제2차 등심위부터는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의과대학의 학생회장도 학생 대표로 참여했습니다. 또한 이때 학생대표는 예산안 자료를 비롯한 등록금 인상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를 요구했습니다. 21일 제3차 등심위에서는 국가장학금과 법인의 비합리적인 운영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고, 이에 학교가 타당한 답변을 하지 않자 학생 대표들은 24일 제4차 등심위 도중 더이상의 회의를 거부하고 나왔습니다.

"올해 등록금 책정 방향은 인상이다."
1월 21일 월요일 오후 4시에 개회된 제3차 등심위에서 본교 기획예산처장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등심위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학교는 이미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학교는 작년 대비 4%가 인상된 등록금으로 가예산안을 만들었고 이를 관철시키려 합니다. 그 이유를 묻자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에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수지타산? 수입과 지출로 이해관계를 따지는 그 수지타산? 학생을 수입원으로 보아야만 가능한 인과관계가 등록금 산정 과정에 적용됐습니다.

"등록금을 1% 인하하면 교육의 질도 1% 떨어진다?"
등록금 인하율에 비례해 교육의 질이 하락한다는 학교의 논리 역시 학교가 그동안 충분한 자구 노력 없이 등록금에 의존해 운영돼 왔다는 사실을 반증합니다. 학생 대표가 인상안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자 아직 숙지되지 않았다는 어이 없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동결을 할 경우 13억 원, 인하를 할 경우 인하율에 따라 1000억 원이 분배된다는 이야기에, 그런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학교에 부담과 압박이 되니 부당하다고까지 합니다. 운영비를 마련하려는 학교의 자구적인 노력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지출을 미리 책정해 놓고 그에 맞춰서 필요한 비용만큼 학생들에게 청구하는 고려대학교의 등록금 산정방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사실 관계 위주로 말하자더니..."
등심위에 참여하는 학교의 태도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사실 관계를 강조하던 학교는 학생 대표가 전 이사장님의 펀드 투자를 언급하자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있다며 발언을 제지했습니다. 또한 등록금 인상안을 제시한 3차 등심위까지 학생처장님을 비롯한 학교 측은 장학금에 대한 논의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총장님께서 지명한 회계사는 학교 예산의 합리성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하지 않습니다. 학교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획예산처장님께서는 등심위의 중립적인 사회자라 주장하시며, 2만 학우를 대표해 등심위에 참여한 학생 대표가 발언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허락을 구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학생 대표들의 의견 개진과 질문을 막는 기획예산처장님께서 우리 학교의 예산을 기획하고 계신 것입니다.
등록금을 1% 인상해 여유 있는 사람이 더 부담하면 여유 없는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하는 학교에겐 학생이 부담해야하는 연간 천만 원에 달하는 등록금 총액은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장학금을 등록금으로 확충하려는 학교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2013년 새해 벽두부터 시작한 등심위는 24일 4차까지 진행됐으며, 4차 회의 도중 학생 대표들은 더이상의 회의 진행을 거부했습니다. 이미 인상된 등록금을 수입으로 책정해 놓고 지출 계획을 완성한 학교는 등심위에서 정말 등록금을 심의하려고 하는 걸까요? 학교에게 등심위는 단순히 정부정책이기 때문에 개회된, 사실상 유명무실한 공치사일뿐인 걸까요? 학생 대표들은 정당한 등록금 책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지만 학교의 비협조적 태도로 인해 등심위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등심위와 그 진행과정에 대한 학우 분들의 관심과 참여만이 이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방법입니다.

제4차 등심위 때 학교와의 정상적인 소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학생 대표들은 등심위장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앞으로 총학생회를 비롯한 등심위 학생 위원들은 등록금 인하를 더욱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학우 분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고려대다운 고려대를 만들기를 위해 등록금 인하를 촉구하는 학우들의 모임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앞으로 등심위를 비롯해 등록금과 관련한 모든 사안을 이곳에 가장 먼저, 그리고 빠짐없이 보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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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고대 제46대 총학생회


(제4차 등심위 참석자: 기획예산처장, 학생처장, 예산팀장, 노동조합사무국장, 세종기획처장, 의무기획처장, 안암총학생회장, 대학원총학생회장, 세종총학생회장, 사범대학생회장, 의대학생회장,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0 17: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