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교수 사건 최근 논란에 대한 원총의 입장 표명

#1 검찰의 무혐의 처분과 그 은폐의혹

H교수 측에서 지적한 바, 9월 17일자로 지방검찰에서 H교수에 대한 피해자들의 고소가 ‘증거불충분에 의한 무혐의 처분’으로 결론지어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방검찰 조사 단계에서, 경찰은 피해자들 측이 제출한 증거들은 채택하지 않은 채, 오히려 가해자 측의 증거만을 채택하고 증거불충분 무혐의로 결론짓는 일이 있었다. 이에 담당 검사는 경찰 조사와 결론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수사를 명령한 바 있다. 그러나 재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담당 검사의 교체가 있었고, 바뀐 검사는 경찰의 동일한 결과보고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따라서 피해자들은 항소를 하였고, 이 사건은 10월 31일자로 서울고등검찰로 넘어가게 되었다.

이 과정은 모두 매주 열리는 H교수 대책회의에서 총학을 비롯한 모든 참여 단위에 보고되어 왔으며, 또한 피해자들이 항소하는 과정에서 H측근 강사의 2차 가해의 현장(기자회견장)에 있었던 학생들은 증인으로서 사실 확인서 서명을 증거자료로 제공하는 등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제공하였다. 뿐만 아니라, 기자회견 이전 10월 26일에도 총학을 포함한 H교수 대책회의 학생대표들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이 난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검증 과정을 거치기 위해 피해자들과의 심층적인 면담을 한 바 있다. H교수 대책회의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은 11월 1일이었고, 항소장을 제출한 시점은 훨씬 이전이므로, 당시에도 이 사건은 명백히 현재진행중인 것이었으며, 증거자료가 보완되었기에 우리는 법이 정의의 편에 있다면 항소에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항소 중에 있는 사건을 “무혐의 처분”이라 완결 짓는 것은 사실에 대한 왜곡이다.

또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도 1차 무혐의 처분에 관하여 알고 있었고 원총은 이와 관련한 질문들에 성실히 답해왔던 만큼, 원총과 피해자가 이 결과를 의도적으로 은폐하였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현재 서울고등검찰에 넘어가 있는 사건에 대해 섣불리 지검에서의 조사 결과 발표만을 만천하에 선전하여 결과적으로 이 사건을 마치 권력관계의 진공상태에서 벌어진, 논문을 둘러싼 교수와 학생 간의 저질스러운 진흙탕 싸움인 것 마냥 진실공방으로 흘러가게 만드는 것은 이 사건을 알리고 공정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서만 근 1년을 싸워온 학생 자치 기구들이 취할 만한 전략이 아니라는 점은 자명하다.

11월 1일에 진행되었던 H교수 사건에 관한 기자회견은, 기자회견 때 발표된 성명서과 각 단위들의 발언 내용을 확인한다면 그것이 명백하게 H교수 사건에 대한 학교 당국의 미온적이고 지지부진한 대응을 규탄하고,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1‧2차 가해자인 H교수와 2차 가해자인 H교수 측근 강사 A, B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것에 한정된 것이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원총을 비롯하여 H교수 대책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단위들은 어디까지나 학내 단위들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피해자에게 사법적 문제에 관해서는 도움을 드릴 수 없음을 밝혀왔고, 시종일관 이 점을 관철해왔다. 피해자와 가해자 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수많은 소송에 관해서는 대책회의에서 그 진행사항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엄밀히 말해서 학생 자치 기구가 다룰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하물며 기자회견의 초점이 이와 같이 명약관화한데, 논외의 것을 다루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을 두고 은폐했다는 비난을 돌린다는 것은 사리를 모르는 어리석은 논리일 뿐이다.

#2 피해자의 나이 강조 및 신변에 관한 정보 공개

H교수 측은 시종일관 집요하게도 단 한 사람의 피해자의 나이를 강조하고 있다. 피해자의 나이가 50대임을 주장함으로써, 나이든 여자는 성폭력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식의 잘못된 통념에 근거한 선동을 행하고 있다. 그러나 성폭력 범죄는 가해자의 나이의 상관없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폭력 피해도 나이와 무관하다는 점은 기본적인 상식이다. 이런 식으로 여러 피해자 중 한 사람의 나이를 굳이 운운하며 저질스러운 주장을 일삼는 H교수와 H교수 측 강사들의 기본적인 소양과 상식이 무척 의심스럽다. 또한, 이 사건을 단순한 성폭력 사건으로 한정해서 몰아가서는 안 될 것이며, H교수를 성폭력 및 착취 건으로 신고한 피해자가 한 명이 아니라는 점도 숨기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H측에서는 피해자의 신변에 관하여 본질에서 벗어나는 정보들을 공개함으로써 학생들을 자극적으로 선동하려 하고 있다. 이는 피해자 입장에서 명예의 훼손이라는 심각한 2차적인 피해를 낳고 있다. H측에서는 흑색선전을 당장 그만둬야 할 것이다. 또한, 학우들께서는 이와 같은 가해자 측의 근거조차 제시하지 않는 선동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가지고 바라봐주실 것을 호소한다.

#3 H교수의 금품 착취와 장학금 횡령에 관하여

“박사학위가 뭐길래, 돈으로 매수”했냐는 허위에 기반한 물음을 던진 H측에, 원총은 논문지도가 무엇이길래 학생에게 고가의 노트북과 물품들, 접대에 휴양여행까지 그 비용을 대도록 강요하고, 장학금마저 갈취했는지 묻고 싶다. 논문지도에 필요함을 빙자하여 H교수가 요구한 노트북 건의 경우, H교수가 처음부터 학생에게 모델명까지 불러가며 해당 노트북을 사낼 것을 요구한 문자 메시지 내역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또한, 휴양 여행에 있어서도, 피해 학생들에게 H교수가 이를 제안하고 학생들이 거부하자 집요하게 강요하는 문자 내역 역시 증거로 확보되었고 각 조사 기관에 제출된 바 있다. 모든 혐의에 관한 영수증 또한, 확보되어 있다. 이와 같이 교수 신분인 가해자가 학생들에게 일상적으로 고가의 선물과 접대를 당연하다는 듯 요구하고 그것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 이를 두고, 학생의 “돈자랑”이라 호도하는 식으로 그 모든 부정한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 H교수 측은 모든 혐의에 대해 근거를 갖고 성실히 해명하라!

가해자 측 강사들은 대자보에서 “Y선배는 원총과 함께 후배들의 밥줄인 시간강의마저 영구 박탈하고 있어 많은 후배들이 휴학하고 방황하게 만들었다”고 하여, 이들이 운운하는 ‘정의’가 결국 본인들 밥줄 문제였음을 스스로 밝히고 있다. 자신들의 도를 넘어선 2차 가해로 학교 조사 기관에서 이와 같은 처벌 권고가 떨어지도록 스스로 자초했으면서, 이러한 사실들은 의도적으로 삭제한 채 전달하려니 논리 자체가 기묘하고 천박한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 그들의 목적은 이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물 타기하는 것임을 우리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제대로 된 논리로, 그 근거와 함께 제시해주기를 바란다.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H측 대학원생들은 (1) 원총과 피해자 간의 부당거래가 있었음, (2) 누가 가해자인지 알 수 있는 “성추행 동영상”이 있음, (3) 성희롱 및 성매매 권유 현장 녹음 자료가 있다면서 이를 원총에 요구하고 있다. 원총은 피해자로부터 식사 한 번 대접받은 적이 없다. 이런 것조차 언급해야 한다는 것이 낯 뜨거울 따름이다. 세상에는 ‘밥줄’이 아닌 옳음을 위해 노력을 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따라서 가해자 측은 이와 같은 허위적인 사실 유포 행위는 그만둬야 할 것이다. 이는 자극적인 언어 사용으로 학생들을 선동하여 피해자를 가해자화하려는 것이기에 있을 리도 없는 그런 증거가 있다면 이는 H측에서 제시해야 할 것이다. H측은 왜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는가?

마지막으로 원총을 비롯한 H교수 대책회의가 이 사건의 초장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초지일관하게 증거와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제기해왔던, 여전히 단 한 번도 이에 대한 H교수 측의 해명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너무나도 많은 H교수의 혐의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진지하고 성실한 H교수 측의 해명을 요구하는 바이다.

제26대 文友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9 12:4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