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경선비리 및 폭력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입장표명에 앞서 우리는 이 발표가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한 4.19 혁명과 지난 10.26 디도스 사태 시국선언과 맥락을 같이한다는 것과 보수냐 진보, 진보냐 보수냐의 차원을 뛰어넘어 한국정치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람에서 이뤄짐을 분명히 한다.

지난 디도스 사태와 민간인 사찰사건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와 기성정치에 대한 우려가 아직 씻기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부정의 정황이 드러났다. 또한, 이러한 사태를 덮으려는 과정에서 ‘경기동부연합’ 등으로 불리는 당권파는 회의 진행 방해를 위한 인원의 조직적 동원과 물리적 폭력을 불사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자신들이 저항하고 비판해왔던 반민주 세력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지금까지 진보세력이 지지받고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가치인 민주주의 이념을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 이에 우리는 당권파가 더 이상의 추태를 부리지 말고 상식과 정의에 의거해 문제점을 인정하고, 조속히 대국민사과와 같은 해결책을 모색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진보 세력이 주장해온 낡고 부패한 기성정치 척결이라는 슬로건과 위배되기에 더욱 안타깝다. 200만 유권자가 그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준 주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의 구태정치 척결이라는 슬로건 때문이라는 사실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부정선거뿐만 아니라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비당권파의 지도력 및 면밀함의 부족과 당권파의 잇속 챙기기 및 민주적 회의의 폭력적 방해 역시 비판받아 마땅한 행위다.

또한, 이 과정에 한대련 전 간부 및 일부 학생운동가들이 관여했다는 것은 ‘진정한 청년정치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낳는다. 이번 총선에 많은 대학생 청년들은 젊은이다운 참신함으로 기존의 정치판을 쇄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정계에 진출하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기성정치에 휘둘리는 대한민국 청년정치의 한계가 드러났다. 개혁적이고 자주적인 정치참여로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이바지해야 함이 마땅한데, 정파싸움에 휘둘려 중앙위 회의장에서 폭력사태에 개입하는 것은 우리가 그토록 비판하던 기성정치인들과 다를 바 없는 행위이다.

통합진보당과 이번 사태를 야기한 당권파는 즉각 국민들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의원직 사퇴와 더불어 정당 쇄신을 위한 움직임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부정과 폭력으로 얼룩진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은 곧 자신들이 비판하던 기성 정치세력의 구태의연한 모습들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뼈를 깎는 고통만이 진보정당에 실망한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을 것이다.

민족고대 제45대 총학생회 고대공감대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9 23:3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