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의예과 제 28대 학생회장 당선 인사

아직은 어색하지만 제게 학생회장이라는 새로운 호칭이 달렸군요.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제 28대 의예과 학생회장 강민구입니다.

선거를 준비하며 포스터를 디자인하고, 자료집을 만들고 어떻게 연설을 해야 할지 고민한 것이 엊그제 같은 데 벌써 한 달이 지났군요. 눈이 수북이 쌓이는 것을 보고, 캐롤이 울려 퍼지는 것을 들으니 겨울이 다가온 것을 실감합니다. 문자로 당선 인사를 드리긴 했습니다만, 이렇게 종이로 여러분들을 만나 뵙게 된 것이 많이 늦었죠? 다음 주에 벌써 종강을 앞두고 있네요.

요즘 두 가지 생각을 많이 합니다. 여러분들이 왜 저를 뽑아주셨을 지, 학생회의 존재 이유란 무엇일 지. 다른 질문이지만 사실 같은 질문이죠. 저도 고민합니다. 학생 사회에서 학생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

어떤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학생회가 학우들의 삶과는 다소 동떨어져있고, 멀게만 느껴진다고. 저 또한 공감이 가더군요. 그리고 직감했습니다. 여기가 바로 우리 의대 학생회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학우들에게 수많은 삶의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불만 사항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개인이 해결하려면 첩첩산중을 뚫고 가야해서 결국에는 포기하기 되죠. 개인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학우들의 의견을 모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공간이 우리의 학생회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주어진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에 따르기 보다는 이에 대하여 어떠한 의견을 제시를 하고 소통과 토론, 논쟁이 이루어질 수 있는 어떠한 공간, 그 곳이 학생회가 될 수 있도록 발로 뛰려고 합니다.

학생회가 수많은 복지 사업을 하고, 여러 가지 큰 사업을 한다 해도 학우들의 삶의 문제를 건드리지 못한다면, 그건 학생회가 아니라 학생복지위원회, 서비스 업체에 불과할 것입니다. 단순히 일차원적인 복지를 넘어, 학우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그 무언가를 만들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전국에서 제일 비싼 의예과 등록금 문제, 막차가 끊길 때 까지 집에 마음대로 갈 수 없는 술자리, 학생 사회에서 한 없이 작아지고 어디하나 내 의견을 말할 곳이 없는 현실. 이러한 삶의 문제들, 학생회에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합니다. 내 삶을 짓누르고 있는 수많은 고민들, 이제는 억누르지 맙시다. 28대 의예과 학생회가 학우 한 분 한 분께 더 가까이 다가가겠습니다. 저, 어려운 사람 아닙니다. 언제든지 여러분께 밥 한 끼 사드릴 수 있습니다. 편안한 동네 친구 같은 학생회장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학생 사회의 가장 낮은 곳을 바라보며 가장 일상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학생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일상의 정치를 저와 함께 만들어보시지 않겠습니까? 여러분들의 일상을 옥죄고 있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정치입니다. 정치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제시해주는 것 그 자체가 정치입니다. 학우들이 가진 의견들, 한 번 모아봅시다.

일 년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장밋빛 미래만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 하나도 어려운 것이 지금 우리가 놓인 현실입니다. 마냥 설레고 두근거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에 좀 더 가까이, 한 발짝 더 뛸 수 있는 학생회가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이번 선거를 준비하며, 변화에 대한 여러분들의 열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학우들의 삶을 파고드는 학생회를 만들겠습니다. 매 순간을 고민하겠습니다. 매서운 비판의 칼날을 달게 받겠습니다. 변화를 만드는 28대 의예과 학생회, 이제 시작입니다.

고려대학교 의예과 제 28대 학생회장 강민구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5 16:4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