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대생은

퇴학이 아닌 출교로 징계되야 한다




8월 16일 학교 당국은 성추행 의대생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그러나 가해 학생들의 입장을 듣는 마지막 절차와 총장 승인을 남겨두고 있어 정확한 징계수위는 아직 발표하지 않겠다고 한다. 2005년 이건희 명예박사학위수여 반대시위를 이끈 학생들을 2006년 보건대 통폐합 문제로 벌인 본관 점거를 구실로 2주 만에 출교시킬 때 보였던 신속성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번에는 해당 학생들이 기소까지 된 마당인데 말이다!




징계수위는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퇴학일 가능성이 높다. 상벌위 관계자는 "교육적 입장에서 교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한다(8월 16일자 국민일보).




그러나 교화 가능성을 핑계로 피해자 보호를 뒷전으로 미뤄선 안된다. 퇴학생은 일정한 절차를 거치면 복학할 수 있다. 지금까지 뭉그적거리며 가해 학생들을 관대하게 대한 학교인 만큼, 퇴학된 이들이 다시 돌아와 피해 학생과 같은 공간에서 지내지 말라는 법이 없다.




성추행 이후 처음으로 연락한 피해 학생이 추행 사실을 안다고 말하자 사과 대신 '어떻게 알았나, 우리는 망했다'는 식으로 반응하는 등, 가해 학생들은 반성없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가해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올 길을 열어두는 것은 피해자를 두번 죽이는 일이다. 실제로 피해 학생은 가해 학생이 다시 학교로 돌아오면 자신이 학교를 떠나겠다고 말한다고 한다. 왜 피해 입은 사람이 학교를 떠야하는가?




절차를 내세우며 이토록 징계를 머뭇거리는 동안, 가해 학생들이 '국내 유수의 로펌 변호사와 유력 인사의 자제라는, 그래서 우물쭈물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이것이 사실이란 말인가? 그렇게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이 같은 공간에서 시험을 보는 일도 벌어졌다. 피해자의 상처만 더 깊어가는 것이다.




게다가 가해 학생들은 스스로 의사 자격을 저버렸다.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를 성폭행하는 사건이 종종 벌어지는 만큼, 이런 학생들이 의사가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그 동안 재학생 및 졸업생, 시민들은 1인 시위를 벌이며 출교 징계를 요구해왔다. 출교는 가장 수준이 높은 징계이며, 학교로 재입학 할 수 없는 징계이다.




학교 당국은 성추행 의대생들을 출교로 징계하여, 피해 학생을 보호하고 교육 기관으로서 위신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제 44대 고려대학교 문과대학생회

2011. 8. 19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4 22:42:36: